국민의힘이 잇단 내홍으로 추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추석 민심' 잡기에 나섰다. 추석 전 새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해 당 안팎의 갈등을 해결하는 동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부각하는 '투트랙 전략'을 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진석호(號) 비대위'를 출범해 본격 당 내홍 잡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전국위원회는 8일 제5차 전국위 회의를 열고 비대위 설치 안건과 정진석 국회부의장의 비대위원장 임명 안건을 가결했다. 두 상정 안건은 투표에 부쳐졌으며, 전국위원 재적인원 총 731명 가운데 519명이 투표에 참여해 성원됐다. 투표 결과 비대위 설치 안건은 찬성 477명, 반대 42명으로 의결됐다. 정 부의장의 비대위원장 임명안건도 찬성 468명, 반대 51명으로 통과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 7일 정 부의장을 새 비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데 총의를 모았다. 애초 원외 인사인 박주선 전 국회부의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으나, 박 전 부의장의 완강한 거절로 정 부의장이 맡게 됐다.
국민의힘은 지난 5일 제7차 상임전국위원회 회의를 열고 현재 당이 '비상 상황'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리는 동시 8일 전국위를 소집해 비대위를 구성하고 비대위원장을 임명하기로 했다. 이날 상임전국위 투표 결과, 재적 위원 총 55명 중 28명이 참석해 만장일치로 결정됐다. 앞서 같은 날 오전 국민의힘은 제4차 전국위원회를 개최하고 당헌·당규 개정안을 최종 의결했다. 전국위원회 회의는 재적 위원 총 709명 중 466명이 투표에 참여해 성원 됐고 이 중 찬성이 415명, 반대가 51명으로 당헌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후 국회에서 본회의에 참석한 뒤 이동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은 새 비대위를 꾸려 당 내홍을 종식하고 외적으론 야당과의 '사법리스크' 정면승부에서 승기를 잡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특검'을 발의한 데 대해선 '이재명 대표 검찰조사'에 따른 '맞불특검'이라며 받아쳤다.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7일 논평을 통해 "민주당은 제발 이성을 찾기 바란다"며 "'맞불 특검', '무리수 특검'임을 모르는 대한민국 국민은 더 이상 없다. 이 대표에 대한 사법 리스크는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있던 명백한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도 같은 날 '김 여사 특검법' 발의에 대해 "민주당 전체는 이재명 당 대표 개인의 정치적 경호실로 전락한 것"이라며 "이재명 당 대표는 검찰의 출석 요구조차 응하지 않고 있다. 이런 정당에서 특검을 운운하는 모습이 기괴할 따름"이라고 직격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국민의힘의 '투트랙 전략'에 대해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상대방 죽이기' 작업을 끝까지 할 것"이라며 "여당에선 이재명 당대표를 잡고 물어 늘어질 것이고, 야당에선 윤석열 대통령을 때릴 것"이라고 말했다. 박 평론가는 "새 비대위가 들어서면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자연스레 퇴진할 것이고 당은 안정화될 것"이라며 "여당은 앞으로도 이 대표와 관련된 대장동 개발 의혹, 쌍방울 그룹과의 관계,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을 들추면서 끊임없이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 역시 검찰개혁 이야기를 꺼내고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부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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