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달력도 '한가위'로 표기…"굶주림이라도 면했으면"
입력 2022-09-09 19:00  | 수정 2022-09-09 19:37
【 앵커멘트 】
북한도 정권수립일, 이른바 9·9절이 붙어 있어 올해 추석은 이례적으로 연달아 쉽니다.
북한 달력을 입수해봤더니 한가위라고 적혀 있고 우리처럼 씨름 경기도 열리지만, 정작 먹고 사는 게 큰 문제입니다.
김문영 기자입니다.


【 기자 】
북한은 올해 추석을 전후로 3일 연속 쉽니다.

사회주의 7대 명절 중 하나인 정권수립일, 이른바 9·9절과 하루 쉬는 명절인 추석이 일요일 앞에 껴 이례적으로 연달아 쉬는 겁니다.

북한에서는 김일성·김정일 생일 등을 '국가 명절'로 기념하고, 대신 추석은 경시합니다.

다만,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하면서 북한도 '큰 명절'이란 뜻의 우리식 표현 '한가위'를 쓰고 있고 이달 초 씨름경기를 열었는데 명절 분위기를 살리기는 쉽지 않아 보입니다.


북한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조한범 /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지난 겨울 가뭄으로 밀·보리농사가 안 됐고 또 감자 농사도 흉작이었습니다. 수해로 쌀 농사도 가을 흉작이 지금 예상되거든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에 5년 넘게 화학비료와 농자재 등의 수입 감소가 이어진데다, 올해 장마로 곡창지대인 평안북도와 황해도 일대가 침수돼 쌀 생산이 예년의 60%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서재평 / 탈북자동지회 회장
- "가을의 풍요로움을 느끼기에는 너무나도 상황이 비참해요. 추석 명절을 즐기는 게 아니라 굶주림을 어떻게 면하느냐…. 생존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안고 보낼 수밖에 없는 추석이다."

아사자 속출에 최근 북한이 인도와 베트남, 캐나다에까지 식량 원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북한의 추석 민심은 한층 흉흉할 것으로 보입니다.

MBN뉴스 김문영입니다. [nowmoon@mbn.co.kr]

영상편집 : 최형찬
그래픽 : 최진평, 염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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