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푸틴, 영국 트러스 총리 선출 소식에 "민주주의와 거리 멀어" 비판
입력 2022-09-08 11:50  | 수정 2022-09-08 11:56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 사진=연합뉴스
영국 의원내각제 힐난…"영국 국민들은 정권교체에 참여 안 한다"
트러스, 푸틴 반발에도 러시아 비판 이어가…대러시아 강경 기조 지속될 듯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영국 집권 보수당에서 리즈 트러스 총리를 선출했다는 소식에 대해 "민주주의와 굉장히 거리가 먼 방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8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7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 연설을 하던 도중 "영국 국민들은 정권 교체에 참여하지 않는다. 집권 엘리트들이 그들끼리 합의해 (선출)한 것"이라며 트러스 총리 선출 소식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번에 선출된 트러스 총리는 의원내각제 국가인 영국의 특성 상, 영국 국민 전체의 투표가 아닌 보수당원들의 투표로 선출됐는데, 푸틴 대통령은 이 점을 들어 영국 정치체제에 대한 비판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이어 푸틴 대통령은 영국과 러시아의 향후 관계가 어떻게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러시아에 대한 영국 보수당의 입장을 알고 있다. 러시아와 어떤 관계를 맺을 지는 그들이 결정할 일"이라며 "우리의 일은 국익을 지키는 것이고, 우리는 아무도 그것을 의심하지 않도록 일관된 태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러스 총리는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정부에서 외무장관으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강력한 반발의 목소리를 내왔으며, 우크라이나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원조할 것을 주장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입니다. 그는 존슨 전 총리의 대러시아 강경 기조를 이어받아 러시아에 강경한 대응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실질적으로 비판하고자 했던 대상은 영국 국민들과 의원내각제가 아니라 반러시아 성향을 가진 트러스 총리 자체가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한편, 트러스 총리는 취임 후 관례에 따라 총리 관저 앞에서 가진 첫 연설에서도 러시아를 겨냥한 발언을 내놓은 바 있습니다. 트러스 총리는 7일 연설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러시아의 끔찍한 우크라이나 전쟁"이라고 표현하며 "영국 총리로서 동맹들과 함께 세계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킬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더불어 트러스 총리는 지난 6일 선출 후에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를 가졌으며, 젤렌스키 대통령이 수도 키이우를 방문할 것을 제안하자 이를 수락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푸틴 대통령과 트러스 신임 총리 간 견제가 좀처럼 누그러들 기세가 보이지 않는 가운데, 러시아와 영국의 대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