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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타먹으면 바보" 치과 갔다가 전과범됐다…치조골 보험사기 유혹 [어쩌다 세상이]
입력 2022-09-08 09:56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생명보험 수술특약상 수술 횟수에 따라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을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게 허위·과잉으로 치조골 수술을 한 후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그것인데요. 치조골 수술은 생명보험 수술특약 중 2종 수술(골이식)로 분류, 적게는 50만원부터 많게는 200만원까지 보험금을 지급합니다.
2008년에는 약관 변경으로 치아 관련 골이식의 경우 수술특약에서 제외시켜 새로운 보험계약의 경우 보장이 안됨에도 불구하고 관련 보험금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기현상도 발생했습니다.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치조골 수술 횟수는 135.5%(9만1073건→12만3378건), 보험금 지급금액은 130.5%(1014억4700만원→1323억9900만원) 증가했습니다. 이는 3개 생명보험회사가 지급한 보험금 기준입니다.
치조골 수술 관련 보험사기 구조는 이렇습니다. 인접한 부위 여러 치아에 대해 동시에 치조골 이식술을 시행했음에도 여러 날에 걸쳐 각각 나눠 수술한 것처럼 진단서 등을 허위 작성해 환자에게 발급하는 것인데, 통상 환자와 의사의 공모로 보험사기가 시작됩니다.

엑스레이 또는 파노라마 사진 등의 촬영일자를 조작하거나 허위 진단서를 발급하는 등 허위·과잉진료의 수법이 다른 실손비급여 보험사기에 비해 단순하다는 특징도 있습니다.
치과 의사들에 따르면 치아의 골이식은 이식골의 생착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이식된 부위의 생착이 일어나는 3∼4주까지는 동일 부위 또는 인접된 부위에 다른 수술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단기간 수술은 감염 우려도 높습니다. 이런 까닭에 동일 부위 또는 인접 부위 치아일 경우 동시에 수술을 실시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3개 생명보험회사 기준 치조골 관련 보험금 지급액.[자료 제공 = 생명보험협회]
"각각 다른 날짜에 수술했다"…800만원 보험금 편취


이제 구체적인 치조골 관련 보험사기 사례를 소개하겠습니다.
먼저 동일 날짜에 2개 이상의 치아에 대해 치조골 이식술을 받은 환자들이 병원과 공모해 다른 날짜에 각각 수술을 시행한 것처럼 허위진단서를 발급해 보험금을 편취한 사례입니다.
#환자 A는 골이식을 시행할 경우 수술특약에서 2종 수술에 해당하는 수술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에 가입했습니다.
이후 2011년 5월 30일 하루 동안 33번, 34번 치아에 대해 치조골이식술을 시행하고 8~12일 간격으로 같은 치과에서 5개 치아에 대해 3회(1개, 2개, 2개) 걸쳐 치조골이식술을 시행했습니다. 총 4회 동안 걸쳐 7개 치아에 대해 치조골이식을 받은 것입니다.
이를 통해 환자 A는 보험사로부터 4회에 해당하는 수술보험금 800만원을 지급 받았습니다.
하지만 수사결과, 환자 A는 사실 7개 치아에 대해 동시에 치조골이식술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보험금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의사와 공모해 수술 횟수가 조작된 허위 진단서로 보험금을 청구한 사실이 확인된 것입니다.
결국 법원으로부터 의사는 의료법 위반과 사기방조로 벌금 700만원을, 환자는 A는 사기로 벌금 300만원을 각각 처분받았습니다.
[사진 제공 = 연합뉴스]
치조골이식술을 받지 않고 단순히 임플란트만 식립한 후 진료기록부 또는 진단서상 치조골이식술을 시행한 것처럼 위조해 보험금을 편취한 사례도 있습니다.
#환자 B는 골이식을 시행할 경우 수술특약에서 2종 수술에 해당하는 수술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보험 상품에 가입한 후 2007년 12월 17일 △△치과에서 46번 치아에 치조골이식술을 동반한 임플란트 식립을 시행했습니다.
이후 이듬해 3월 6일 같은 치과에서 35번 치아에 치조골이식술을 동반한 임플란트 식립을, 20일 후 또 같은 치과에서 36번 치아에 치조골이식술을 동반한 임플란트 식립을 각각 시행한 것으로 진단서를 작성했습니다. 이를 근거로 환자 B는 보험사로부터 3회에 해당하는 수술 보험금 600만원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수사결과, 환자B는 사실 46번, 35번, 35번 치아에 대해 치조골이식술 없이 임플란트만 식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환자 B는 치위생사에게 치조골이식술을 동반한 임플란트를 식립한 것으로 기재된 진단서를 발급해 줄 것을 요청했고, 치위생사는 실제와는 다른 내용이 기재된 진단서를 작성해 발급했습니다.
결국 치위생사는 사기방조 및 허위 진단서 작성, 사문서 위조로 벌금 300만원 처분을, 환자 B는 사기, 위조 사문서 행사로 벌금 500만원 처분을 받았습니다.
이런 유형 외에도 약관을 악용해 보험 가입 전 결손(발치)된 치아에 대해 치조골이식술을 시행하고 진단서 또는 진료기록부상 결손 일자를 보험 가입일 이후로 조작해 보험금을 편취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본인도 모르게 보험사기 가담…경각심을"


보험업계에서는 치조골이식술은 간단한 진단서 조작만으로도 쉽게 보험금 편취가 가능해 치과와 환자의 공모에 의한 보험사기 행위가 만연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이에 보업업계에서는 환자는 치과 등 의료기관에서 치아 관련 보험 가입 여부를 물어볼 경우 본인도 모르게 보험사기에 가담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며 경각심을 당부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에서도 환자의 허위 진단서 발급 요청이 있을 경우 단호히 거절하고 영리 추구를 위해 허위 진단서를 발급하는 보험사기 행위를 지양해야 한다며 자정 노력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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