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3라인' 불 들어온 삼성 평택캠퍼스…3개 채웠고, 3개 남았다 [르포]
입력 2022-09-07 17:02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 [사진 출처 = 삼성전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시설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세 번째 생산라인이 가동을 시작했다. 지난 2015년 평택캠퍼스가 조성된 이후 5년 만에 최대로 구축할 수 있는 생산라인(6기) 중 절반이 들어선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네 번째 라인 착공준비에도 착수하는 등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7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3라인 가동을 알리며 1라인, 전시관 등 일부 시설을 소개했다. 3라인은 지난 2020년 말 기초공사에 들어가 올해 7월부터 낸드플래시 양산 시설을 구축하고 웨이퍼 투입을 시작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은 이날 "3라인에 들어가는 철근의 양이 에펠탑 29개에 들어가는 철근과 비슷하다"라며 "평택캠퍼스는 업계 최선단의 14나노 D램과 초고용량 V낸드, 5나노 이하의 첨단 시스템반도체가 모두 생산되는 첨단 반도체 복합 생산단지로 성장하고 있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제 막 가동을 시작한 3라인의 연면적은 약 30만평으로, 축구장 면적 25개 크기와 맞먹는다. 앞서 가동을 시작한 1라인(23.5만평), 2라인(25.1만평) 보다 크고, 단일 팹(공장) 기준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삼성전자는 3라인 가동 초기에는 낸드플래시를 양산해 20년째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서의 지배력을 강화하고, 향후 시장 수요에 맞춰 EUV 공정 기반의 D램과 5나노 이하 파운드리 공정 등 다양한 첨단 생산시설을 확대 구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평택캠퍼스 2라인 천장에서 OHT(Over Head Transport)가 웨이퍼가 담긴 풉(Foup)을 운반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이날 아직 운영 초기인 3라인 대신 1라인 내부를 일부 공개했다. 지난 2017년 6월 가동을 시작한 1라인에서는 낸드플래시와 D램이 생산된다. 3라인보다 규모는 작지만, 세로 폭(520m)이 잠실 롯데타워 높이와 맞먹을 정도로 길다.
1라인에서 눈길을 끈 건 천장에서 바삐 움직이는 OHT(Over Head Transport)다. 웨이퍼(반도체를 새기는 얇은 원판)가 담긴 보관함 '풉(Foup)'을 필요한 곳으로 옮기는 장치로, 1850여대가 직선 코스 기준 초당 5m 속도로 움직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OHT 한 대의 가격이 풀옵션을 갖춘 중형차 한 대 값과 비슷하다"라며 "OHT 덕분에 반도체를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문을 연 1700평 규모의 '평택 협력사 환경안전 아카데미'도 소개했다. 반도체 협력사의 환경안전 역량 향상을 위한 시설로, 규모가 기흥·화성 캠퍼스 환경안전 아카데미의 3배에 달한다.
협력사 직원들은 이곳에서 VR 등 최신 장비를 활용해 반도체 산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상황 등에 대해 현실감 있는 교육을 받는다.
7일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우현 기자]
한편 경계현 사장은 이날 삼성전자가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GAA(Gate-All-Around) 기반 3나노 반도체에 대해 언급했다.
경 사장은 "3나노 반도체를 생산 중인데 고객들은 2024년께 선보일 2세대 제품에 관한 관심이 높다"라며 "5·4나노는 TSMC보다 개발 일정과 초기 개발 성능이 뒤져있었는데 우리의 목표를 달성한다면 3나노 생산은 빠를 수 있고, 고객들도 그렇게 얘기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3나노를 적극적으로 생산하는 동시에 5·4나노의 성능과 코스트를 개선하고 있어 내년 말쯤 삼성의 파운드리 모습은 지금과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전자는 3라인 가동에 이어 미래 반도체 수요에 적기 대응하기 위해 4라인 착공을 위한 준비작업도 착수한 상태다. 구체적인 착공 시기와 적용 제품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향후 반도체 시장의 수요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도록 기초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 사장은 "지난 3~4월까지만 해도 반도체 상반기 업황보다 하반기가 더 좋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었지만, 4~5월에 급격하게 바뀌었다, 그만큼 세상이 빨리 변한다는 이야기"라며 "무언가를 준비하는 것보다 시장 변화가 생겼을 때 가장 빨리 대응하는 게 우리의 전략"이라고 말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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