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3분기 실적 전망치를 조정하는 '프리 어닝 시즌'에 돌입한 가운데 산적한 대내외 악재들로 기업들의 실적 눈높이 하향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 반도체, 석유화학 업종을 중심으로 절반이 넘는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추정치가 한 달 전 대비 낮아진 반면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상장사는 3곳 중 한 곳에 불과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서도 역성장이 예상된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3분기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국내 상장사 226곳 중 123곳(54.4%)이 7월 말 대비 8월 말 예상 영업이익을 낮췄다. 영업이익 전망치를 높인 곳은 84개사(37.2%)에 그쳤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비용이 늘고, 경기 침체로 수요 위축이 본격화하면서 하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역성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26개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53조5176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전망치 55조3247억원보다 1조8071억원(3.3%)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3분기(57조9143억원)와 비교하면 4조3967억원(7.6%) 줄어든 수치다. 고유가 여파로 한국전력 예상 적자 규모가 한 달 새 4조8788억원에서 6조5187억원으로 급증해 실적 감소폭을 키웠다는 것이 에프앤가이드 설명이다.
영업이익 감소율이 가장 큰 곳은 롯데케미칼로 7월 말 전망치 대비 8월 말 전망치가 1440억원에서 189억원으로 87% 낮아졌다. 롯데케미칼의 분기 매출이 5조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예상 영업이익률이 0.3%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SKC는 1256억원에서 1040억원으로, 금호석유는 3695억원에서 3139억원으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석유화학 업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도시 봉쇄 등에 따른 공급망 경색, 전 세계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면서 석유화학 제품 전반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업종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펄어비스와 컴투스 등 11곳 가운데 8곳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펄어비스는 129억원에서 28억원으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78% 하향 조정됐고 컴투스는 93억원에서 45억원으로, 넷마블은 410억원에서 211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더블유게임즈와 네오위즈만 하향 조정을 피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업종의 주가 부진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보수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며 "하반기 신작 모멘텀이 가시화될 수 있는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도 업황 부진에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3조5536억원에서 13조5514억원으로 소폭 낮췄고, SK하이닉스는 3조1699억원에서 3조999억원으로 700억원 낮췄다. 유진테크(-51%), 원익IPS(-27%), SFA반도체(-22%) 등 장비 업체들 전망치도 낮아졌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중국 수출 중단을 지시한 데 따른 미·중 관계 악화 영향이 국내 반도체 업체의 실적 악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며 "6월 말을 기점으로 반도체 재고가 증가하고 있고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반도체 업종의 실적 추정치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항공·2차전지·지주 회사는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높아졌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대한항공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월 말 3906억원에서 한 달 만에 5708억원으로 46% 늘어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업황 개선 기대감에 2차전지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49%)과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엘(37%)에 대한 실적 기대치가 높아졌다. 자회사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지주사인 한화(31%), SK(11%)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올랐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추정치는 1분기 어닝시즌 마지막 주에 가장 높았고, 이후 하향 조정이 이뤄져 현재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3분기와 4분기 어닝시즌에 하향 조정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3곳 이상이 3분기 실적 추정치를 제시한 국내 상장사 226곳 중 123곳(54.4%)이 7월 말 대비 8월 말 예상 영업이익을 낮췄다. 영업이익 전망치를 높인 곳은 84개사(37.2%)에 그쳤다. 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으로 비용이 늘고, 경기 침체로 수요 위축이 본격화하면서 하반기 실적이 전년 대비 역성장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26개 상장사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지난달 말 기준 53조5176억원으로 집계됐다. 7월 말 전망치 55조3247억원보다 1조8071억원(3.3%)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3분기(57조9143억원)와 비교하면 4조3967억원(7.6%) 줄어든 수치다. 고유가 여파로 한국전력 예상 적자 규모가 한 달 새 4조8788억원에서 6조5187억원으로 급증해 실적 감소폭을 키웠다는 것이 에프앤가이드 설명이다.
영업이익 감소율이 가장 큰 곳은 롯데케미칼로 7월 말 전망치 대비 8월 말 전망치가 1440억원에서 189억원으로 87% 낮아졌다. 롯데케미칼의 분기 매출이 5조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예상 영업이익률이 0.3%대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SKC는 1256억원에서 1040억원으로, 금호석유는 3695억원에서 3139억원으로 영업이익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석유화학 업계 실적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배인해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국 도시 봉쇄 등에 따른 공급망 경색, 전 세계적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 현상이 지속되면서 석유화학 제품 전반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 업종 역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펄어비스와 컴투스 등 11곳 가운데 8곳의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됐다. 펄어비스는 129억원에서 28억원으로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78% 하향 조정됐고 컴투스는 93억원에서 45억원으로, 넷마블은 410억원에서 211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더블유게임즈와 네오위즈만 하향 조정을 피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게임 업종의 주가 부진 흐름이 지속되고 있어 보수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며 "하반기 신작 모멘텀이 가시화될 수 있는 업체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도 업황 부진에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13조5536억원에서 13조5514억원으로 소폭 낮췄고, SK하이닉스는 3조1699억원에서 3조999억원으로 700억원 낮췄다. 유진테크(-51%), 원익IPS(-27%), SFA반도체(-22%) 등 장비 업체들 전망치도 낮아졌다.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정부가 반도체 중국 수출 중단을 지시한 데 따른 미·중 관계 악화 영향이 국내 반도체 업체의 실적 악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며 "6월 말을 기점으로 반도체 재고가 증가하고 있고 가격 하락폭이 커지면서 반도체 업종의 실적 추정치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반면 항공·2차전지·지주 회사는 3분기 영업이익 예상치가 높아졌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기대감으로 대한항공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7월 말 3906억원에서 한 달 만에 5708억원으로 46% 늘어났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업황 개선 기대감에 2차전지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49%)과 자동차 부품업체 에스엘(37%)에 대한 실적 기대치가 높아졌다. 자회사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지주사인 한화(31%), SK(11%)도 영업이익 전망치가 올랐다.
염동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실적 추정치는 1분기 어닝시즌 마지막 주에 가장 높았고, 이후 하향 조정이 이뤄져 현재는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까지 하락했다"며 "3분기와 4분기 어닝시즌에 하향 조정이 다시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윤예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