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톡 2개, 공시지원금 2배 가능할까…'1폰2번호' 사용 전 점검사항은
입력 2022-09-01 17:50  | 수정 2022-10-10 18:26
e심과 유심을 동시에 이용(듀얼심)하면 화면 상단데 2개 회선이 표시된다. [사진 출처 = 애플]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 1일부터 e심(SIM·가입자식별모듈)을 이용해 스마트폰을 개통할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e심은 칩을 스마트폰에 내장해 가입자 정보를 내려받아 이용하는 형태로, 유심(USIM)처럼 칩을 따로 삽입할 필요가 없다.
e심 도입으로 스마트폰 개통이 편리해지는 한편, e심과 유심을 동시에 쓰는 '듀얼심'을 이용해 하나의 스마트폰으로 두 개의 번호를 쓸 수 있게 되면서 단말기 구입비가 절감되는 등 사용자 편익이 제고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출시된 스마트폰 중 e심이 내장된 기기는 이달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Z플립4, 폴드4와 지난 2018년에 출시된 애플의 아이폰XS와 그 이후 모델이다.
◆ '칩 배송' 없이 원격설치 가능...심(SIM) 발급 비용 65%↓


왼쪽부터 미니심(SIM·가입자식별모듈), 마이크로심, 나노심, e심. e심의 면적은 나노심 면적의 28% 수준이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심이 내장된 스마트폰 이용자는 e심과 유심 중 원하는 방식으로 개통할 수 있다.
다만 e심을 이용해 온라인으로 개통하는 경우 각 통신 사업자가 문자, 메일 등을 이용해 발급한 QR코드로 가입자 정보를 즉시 내려받을 수 있다. 유심처럼 칩을 배송받을 필요가 없어 쉽고 빠르게 개통할 수 있다.
e심 발급 비용(2750원)이 유심 구매 비용(7700원) 보다 약 64% 저렴한 것도 장점이다.
하지만 단점도 있다. 같은 통신사를 이용하면서 스마트폰을 바꾸는 경우(기기변경) 유심은 칩을 옮겨 재사용할 수 있지만, e심은 가입자 정보를 다시 내려받아야 하므로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한편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e심 서비스를 시작하며 이달부터 12월까지 각 통신사별로 e심을 처음 발급받는 이용자에게 발급 비용을 받지 않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 2개 번호 'SKT+KT' 'SKT+알뜰폰' 등 다양하게 구성


KT 이달 1일 하나의 폰에서 두 개의 번호로 통화, 문자, SNS를 이용할 수 있는 '듀얼번호'를 출시했다. [사진 출처 = KT]
e심과 유심을 동시에 이용하면 '1폰2번호'가 가능하다. 이 경우 각자 다른 통신사에 가입할 수 있는데 자신의 이용 패턴에 맞춰 조합하면 통신비를 아끼면서 제휴 할인도 챙길 수 있다.
현재 통신 3사와 알뜰폰 사업자 20여 곳이 e심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는 e심 전용 요금제를 출시했다.
가령 KT가 출시한 요금제 '듀얼번호'는 월 8800원에 두 번째 번호용 데이터 1GB를 제공하며 메인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두 번째 번호로 공유할 수 있다.
만약 유심으로 음성·문자·데이터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KT '초이스요금제', e심으로 듀얼번호에 가입하면 선택약정할인과 프리미엄 가족 결합 할인 적용 시 월 5만원대 요금으로 메인 번호의 음성과 문자를 두 번째 번호에서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e심, 유심 중 1개를 알뜰폰으로 개통하면 통신사가 제공하는 제휴 할인을 누리면서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다. 둘 다 알뜰폰으로 가입하는 게 가장 저렴하지만, 현재 알뜰폰 요금제 대부분이 5G가 아닌 LTE 전용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한편 2개 번호 모두 통신사에서 개통해도 공시지원금은 한 번만 받을 수 있다. 공시지원금은 스마트폰 구매 시 제공하는 혜택이기 때문이다. 단 선택약정할인은 요금제 가입 시 제공되는 혜택이므로 2번 받을 수 있다. 공시지원금을 받고, 선택약정할인을 한 번 받는 것도 가능하다.
또 e심도 유심과 마찬가지로 유·무선, 무·무선 결합할인을 받을 수 있다.
◆ '듀얼심' 이어 '듀얼카톡' 가능? 갤럭시는 되고 아이폰은 안 돼


듀얼심을 통해 2개 번호를 쓸 수 있으므로 번호당 1개씩 사용할 수 있는 메신저앱 카카오톡을 이론적으로는 2개 사용할 수 있다. 그런데 메신저앱 중복 설치 문제로 갤럭시에서는 쓸 수 있지만, 아이폰에서는 쓸 수 없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듀얼메신저' 기능을 통해 1개 스마트폰에서 카카오톡 앱을 2개 내려받아 각자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애플의 운영체제(OS)인 iOS는 듀얼메신저를 지원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아이폰은 '1폰2번호'가 가능하지만, 카카오톡을 2개 사용할 수는 없다.
한편 과기부는 e심 도입으로 이용자 편익 확대, 알뜰폰 활성화, 통신사 간 경쟁촉진, 가계통신비 부담 경감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과기부는 "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유틸리티 등 다양한 사물인터넷 산업에서도 e심 서비스 활성화 기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앞으로도 e심 이용이 가능한 단말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제조사 및 이통사와 지속 협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