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14대 주요 성수품 공급량을 평소의 1.5배까지 늘렸지만 주요 품목 가격의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배추나 무는 작년보다 가격이 40% 넘게 뛴 것으로 조사됐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석 명절을 맞아 평소보다 수요가 늘어나는 14대 성수품 공급을 평소의 1.5배 수준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14대 성수품은 배추·무·사과·배·마늘·양파·감자 등 농산물, 소고기·돼지고기·닭고기·계란 등 축산물, 밤·대추·잣 등 임산물이다.
성수품 공급 현황 점검에 나섰지만 이미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는 성수품 물가를 잡기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농식품부는 배추와 무의 가격이 8월 하순 들어 포기당 6594원, 개당 3204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각각 지난해보다 41.9%, 43.7% 급등했다.
명절을 맞아 소비가 늘어나는 양파나 깐마늘도 각각 kg당 2538원, 1만3178원으로 25.5%, 8.9% 뛰었다.
홍인기 농식품부 원예산업과장은 "무나 배추는 재배면적이 지난해보다 줄고 길어진 장마에 일조량이 줄어 작황이 나빠졌다"며 "정부 비축물량과 농협 계약재배 물량을 통해 시장 공급량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소고기는 최근 사육두수가 역대 최대로 늘어난 영향에 가격이 내렸다. 한우 육우 사육두수는 올 2분기 367만 마리로 역대 가장 많다. 공급이 늘어난 영향에 소고기 1등급(설도) 100g 가격은 4312원으로 작년보다 18.9% 하락했다. 돼지고기는 삼겹살 100g 기준 2709원으로 작년보다 1.8% 올랐다.
사과는 10개에 2만9516원으로 작년보다 17.1% 가격이 올랐지만 조만간 가격이 안정될 것으로 농식품부는 보고 있다. 반면 배는 풍년이 들어 가격이 내렸다. 배는 10개에 3만2362원으로 작년보다 35.9% 값이 내렸다.
농식품부는 성수품 공급을 늘리는 한편 농축산물을 사면 자동으로 할인을 적용하는 '농축산물 할인쿠폰' 규모를 월 90억원에서 월 450억원으로 5배 확대했다. 이를 통해 14대 성수품을 20~30%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 축산물의 경우 소고기는 설도와 양지, 돼지고기는 삼겹살, 목살, 갈비, 앞다리가 할인 적용 대상이다. 1인당 최대 받을 수 있는 할인 한도는 2만원이며, 전통시장이나 로컬푸드직매장에서는 최대 3만원까지 할인이 적용된다. 배추와 무, 양파, 마늘, 감자 공급량은 4000t 늘려 총 14만8000t 공급할 방침이다.
김인중 농식품부 차관은 "성수품 공급에는 아직 큰 차질이 없지만 태풍 진행경로에 따라 일부 품목 수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며 "추석 연휴까지 매일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해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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