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술품 구매열기를 주도하고 있는 MZ세대는 기존 수집가들보다 투자 목적성이 강하고, 특히 최근 3년간 1억원 이상 쓴 MZ세대들은 국제적 작가 구매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학력 전문직 여성들의 구매비율도 높았다. 또 주로 아트페어를 통해 작품을 구매하지만 해외 화랑이나 온라인 플랫폼 직접구매, 작가에게 직접 연락할 정도로 적극적인 것으로 확인됐다.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예경)는 홍익대학교 문화예술경영대학원 주연화 부교수와 함께 '한국 MZ세대 미술품 소비자 분석 연구'를 1일 발표했다.
MZ세대의 시장 영향력과 소비 특성을 분석하고자 주요 아트페어와 경매회사 고객 1300여명 설문조사와 구매자와 판매자 각 10명씩 심층인터뷰한 결과다.
MZ세대 미술품 구매 희망 작가군 <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연구팀은 미술시장 소비자를 Z세대(2005년~1996년생), M세대(1995년~1980년생), X세대(1979년~1965년생), B세대(1964년~1946년생)로 설정해 MZ세대 전반, MZ세대 상위구매자, MZ세대 잠재구매자, XB세대 등 4개 그룹으로 나눠서 비교했다. 특히 MZ세대 상위구매자는 최근 3년간 구매 총액이 1억원 이상으로 조사대상 MZ세대 전체의 13.9%(56명)를 차지했다.현재 MZ세대 전반의 미술품 구매 예산은 100만원 이상~500만원 이하의 작품 구매에 61.6% 집중됐고 5000만원 이상 구매율은 6.7%로 낮았다. 그러나 MZ세대는 기존 XB세대 구매자보다 '현재 미술품 자산 비율(%)'과 '5년 후 예측 미술품 자산 비율(%)'이 모두 뚜렷이 높아 자금력이 확보되면 MZ세대의 시장 영향력은 앞으로 커질 것으로 예측된다.
설문에 참가한 MZ세대 전체 구매자는 최근 3년간 미술품을 평균 약 7.5점 구매, XB세대 전체구매자는 약 10.7점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중 MZ세대 상위구매자는 약 20.8점을 구매해 가장 돋보였다.
MZ세대 미술품 구매 희망 장르 <제공=예술경영지원센터>
또 MZ세대 전체 구매자 대부분은 지난 3년간 미술품 구매총액이 총 5000만원 미만인 데 반해, MZ세대 상위구매자의 80%는 1억원 이상~5억원 미만을 썼고, 5억원 이상도 20%에 육박했다. 특히 상위 구매자들은 코로나 시기 온라인으로 경매 기록 등 작품 정보를 흡수하면서 경쟁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MZ세대는 예산 탓인지 상대적으로 드로잉 비중이 높은 편이었으나 향후 회화와 조각 등 장르 확장도 바라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MZ 상위 구매자들은 한국 외 유럽과 미국의 블루칩 작가에 관심이 높고, 국제경쟁력이 있는 국내 작가 구매 희망도 47.3%에 달했다.모든 세대가 작품 구매시 '시각적 아름다움'과 '작품이 내게 주는 정서적인 만족감'을 중시한 가운데 MZ세대는 미술품의 장식성에 가치를 둔 '공간 인테리어 목적' 비중이 높아 실용적 면모를 드러냈다.
무엇보다 MZ세대는 70%가 '투자의 목적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는 기존 XB세대(30%) 응답의 갑절이 넘는다. 특히 씀씀이가 큰 MZ세대 상위구매자는 '장·단기 투자' 목적이 뚜렷했고, 최근 10년간 작품 재판매 경험도 48.2%에 달할 정도여서 상당수가 딜러이자 컬렉터인 '딜렉터' 면모를 보였다.
또 MZ세대는 미술품 구매에서도 본인 취향을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높은 외국어 능력과 정보 검색 능력을 바탕으로 국내외 딜러와 갤러리 네트워크를 빠르게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문양호 예술경영지원센터 대표는 "MZ세대는 기존 세대와는 다르게 미술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그들만의 구매 환경을 만들어나갈 것으로 보인다"며 "프리즈와 키아프 공동 개최를 앞두고 MZ세대 소비자 분석이 국내 화랑, 아트페어, 경매회사 등 관계자들에게 주요한 정보로 활용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보고서 전문은 10월 초 발간예정이며, 예술경영지원센터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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