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완성차 업체 도요타 자동차(이하 도요타)가 일본 최대 철강업체 일본제철과 강재(鋼材·가공한 강철)가격 대폭 인상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일본 내외에서 렉서스 등 도요타의 주요 차종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한 전망이 나온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도요타가 올 하반기(22년 10월~2023년 3월) 차량용 강재 공급가격을 상반기 보다 톤당 약 4만엔(약 38만7천원)올려 받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상반기 대비 2~30% 인상된 것으로 3분기 연속 상승이자 현재 강재 가격 협상 방법이 도입된 지난 2010년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도요타와 일본제철은 철광석과 원료탄 등의 원자재 가격을 바탕으로 반년마다 협상을 통해 강재 거래 가격을 결정해왔다.
도요타는 일본내에서 가장 많은 강재를 구매하고 있는 기업으로 도요타의 강재 매입분량은 조선과 가전 등 다른 산업 분야 강재 조달가격의 기준이 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도요타의 강재 가격 인상 수용은 여타 산업분야의 전반적인 강재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강재 이외에 반도체, 수지 등 다른 차량용 원자재 가격도 오른 상태인 만큼 인플레이션이 자동차 소매가에 까지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고 닛케이는 내다봤다.
미국 컨설팅 회사 앨릭스 파트너스에 따르면 차량 1대에 들어가는 철, 알루미늄 등의 원재료값은 5월 기준 2020년 평균 대비 약 2배 올랐다. 강재가 차량 1대당 소재 가격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하면서 이번 가격 인상이 소매가 전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철강 원자재 가격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상승일로다. 주원료인 원료탄의 4~6월 조달가격은 1~3월 대비 30% 올랐고 철광석 가격도 높은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차량용 수지나 반도체는 물론 배기가스 촉매에 사용되는 팔라듐 가격도 8월 말 기준 7월 대비 10% 이상 올랐다. 도요타는 내년 3월기 원재료 비용이 전분기 보다 1조7000억엔(약 16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요타는 이미 미국에서 주력 차종의 소매가를 5만엔(약 48만원)넘게 인상하는 등 일부 지역에서 비용 상승을 소매 가격에 전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렉서스 등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도요타의 주요 차종 가격은 300만원에서 최대 1000만원 가까이 가격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도요타는 아직 일본에서 가격 인상을 단행하지는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신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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