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하락세가 뚜렷해지면서 이미 체결한 아파트 매매계약을 취소하고 가격을 내려 다시 계약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주변에서 기존 매매계약금액보다 낮은 가격의 계약이 속출하자 잔금일 전 계약금액을 낮춰 재계약을 하자는 매수인이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이 버거운 매도인들 역시 대체로 매수자의 요구에 응하는 모습이다.
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 자료에 동작구 본동 S아파트 전용 84.2㎡는 지난 3월 13억8000만원에 거래된 후 7월 취소됐다. 이후 1억2500만원 낮은 12억5500만원에 다시 거래됐다. 해당 아파트 시세는 KB부동산 하한가 기준 12억2000만원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업계는 이같은 상황에 대해 역대급 거래절벽에 시세 하락세까지 심화되면서 매수자의 가격 협상력이 커진데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매도자 입장에서는 계약이 파기될 경우 가뜩이나 주택거래시장이 침체인 가운데 새로 매수자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직방 자료를 보면, 올해 서울에서 체결된 아파트 거래 절반 이상은 직전 거래가격 대비 하락한 가격에 체결됐다.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은 하락률이 5%를 넘었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에 연내 한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 지금과 같은 시장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이다. 정성진 부땡톡 대표는 "매매거래 자체가 없는 분위기 속에서 매도가 급한 이들은 어쩔 수 없이 추가 가격조정을 수용하는 상황"이라며 "금리 인상기에는 거래 회복을 기대하기 더욱 어렵기 때문에 내년 상반기까지는 매수 의사 결정시점이 지연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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