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이 9월 5일 노동절을 기점으로 직원들의 재택근무를 중단하고 사무실 출근을 원하고 있으나 직원들의 반발에 부딪쳤다.
8월 31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따르면 다수 미국 기업이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노동절 이후 직원들이 다시 사무실에 출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직원들이 재택을 선호하는 데다 노동력이 부족한 시장 상황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은 설문에서도 드러난다. 갤럽이 올해 6월 노동자 8000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원한다는 답변이 작년 10월의 두 배 이상으로 늘었다.
풀타임으로 재택근무를 하는 직원의 60%는 재택을 부분적으로라도 할 수 없다면 다른 직장을 알아볼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답했다.
재택근무를 원하는 직원과 사무실 출근을 원하는 기업 간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애플은 사무실 출근을 기존 일주일에 2일에서 3일로 늘리겠다고 공지하자 1000명이 넘는 직원이 유연 근무를 요구하는 탄원서에 서명했다.
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로 전환한 기업들이 많지만 '위드 코로나'로 전환된 후 사무실 복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건물 보안관리회사 캐슬시스템이 사무실 출입증 기록 등을 토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사무실이 가장 많이 밀집한 워싱턴DC, 뉴욕, 로스앤젤레스의 사무실 점유율은 코로나19 확산 전 수준의 43.5%에 그쳤다.
코로나 감염 우려로 사무실 출근을 두려워하는 경우도 있다. 구글은 올해 4월부터 일주일에 3일 출근을 요구했는데 이후 캘리포니아 사무실에서 수백 명이 감염됐다.
성과가 우수한 일부 직원은 회사와 협상을 통해 출근을 피해 가는 경우도 있다.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 한 애플 직원은 몬태나주의 산골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회사는 잃을 수 없는 직원들에게는 늘 원격근무를 허용한다. 난 회의 중간에 밖에 나가 닭과 말에 모이를 준다"고 밝혔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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