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9월 앞둔 뉴욕증시 하락 마감…국제 유가도 하락 [월가월부]
입력 2022-09-01 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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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가 4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습니다. 시장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강력한 긴축 의지를 소화하면서 낙폭을 줄이고 있지만 여전히 매도 우위입니다. 여러가지 배경이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9월이 역사적으로 '손실의 기간'이라는 통계 때문에 매수 심리가 저조한 데다 중국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일부 지역 재봉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또 다시 공급망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이 부각된 결과입니다.
8월 마지막 거래일인 31일(이하 미국 동부시간 기준) 뉴욕증시 4대 대표주가지수가 일제히 떨어졌습니다. 낙폭 순으로 보면 '대형주 중심'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가 각각 0.88%, 0.78% 하락했고 '중소형주 중심' 러셀2000지수와 '기술주 중심' 나스닥종합주가지수가 각각 0.62%, 0.56% 떨어졌습니다. 반도체 대장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1.15% 하락했습니다. 다만 연준의 긴축 정책이 '자이언트 스텝'으로 기울면서 불확실성이 줄어든 결과 시카고옵션거래소변동성지수(VIX)는 전날보다 1.03% 떨어져
25.87을 기록했습니다. 이날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물가 상승률을 연준 목표 수준(2%)으로 되돌리려면 연준이 내년 초까지 기준 금리를 4% 이상으로 끌어올려야한다"고 발언해 오는 9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준이 자이언트스텝(금리를 한 번에 0.75%p올리는 고강도 긴축정책)을 밟을 가능성을 다시 시사했습니다.
한편 이날은 주요 기업들이 경영 관련 사항을 발표하면서 일부 종목 주가가 들썩였습니다. 메타와 스냅은 하루 만에 주가가 각각 3.67%, 8.63% 올라섰는데 이는 기술주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상승세입니다. 우선 31일 메타는 퀘스트프로 증강현실(AR) 기기를 오는 10월 출시한다고 밝혔는데요. 메타가 페이스북이라는 과거 이름을 버리고 메타버스 시대로의 진입을 본격 선언한 후 가상현실(VR)과 AR 기기를 연달아 시장에 내고 있는 있는 점이 투자자들의 기대를 샀습니다.
사회연결망(SNS) 서비스 부문에서 메타의 경쟁사이던 스냅도 이날 '커뮤니티 키우기·수익 성장·AR사업 강화'를 세 가지 사업 중점 순위로 제시했는데요. 우선 순위와 거리가 먼 투자나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인력 20%를 정리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하면서 매수세를 끌어당겼습니다.

다만 엔비디아와 AMD 등 반도체 부문은 여전히 부진한 모습입니다. 특히 클라우드 업체인 씨게이트와 PC 업체인 HP 등이 판매 둔화를 이유로 재고를 줄일 것이라고 밝힌 여파로 두 기업 주가 뿐 아니라 클라우드·PC 생산과 직결되는 반도체 기업 주가도 덩달아 떨어졌습니다.
'밈 주식'으로 인기를 끌던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생존을 위해 발버둥치는 중입니다. 10억달러 규모 유동성을 끌어오고 최대 1200만주 보통주를 추가 매각하는 한편 매장 150곳을 폐쇄하고 직원 20%를 해고할 계획을 세운 겁니다. 다만 보통주 추가 매각 등 소식이 이날 전해지면서 주가는 21.30% 떨어졌습니다.
에너지 시장에서는 국제 유가가 전날에 이어 또다시 하락했습니다. 31일 미국 서부텍사스원유(WTI) 10월물은 2.28% 하락해 1배럴당 89.55달러, 브렌트유 10월물은 2.25% 떨어진 95.64달러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국제 유가는 전날 러시아 주요 유전 증산 소식에 따른 공급량 확대 가능성으로 한 차례 하락했지만 이날은 중국 코로나19 재봉쇄 소식이 전해지면서 수요 감소 가능성이 더해져 추가 하락했습니다. 화웨이와 텐센트 등 대형 정보기술(IT) 기업이 몰린 중국 '기술 허브' 광둥성 선전시 일부 지역 뿐 아니라 관광지인 하이난 등이 이번 주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을 이유로 봉쇄되고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오는 10월 9일 제19기 중앙위원회 제7차 전체회의(7중전회)를 거쳐 같은 달 16일부터 베이징에서 제20차 당 대회를 여는데요. 20차 당 대회에서는 이미 기정사실화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 외에 최근 폭염과 가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힘들어진 경제 상황에 대해 어떤 추가 정책이 나올지도 관심사입니다. 중국이 석유 최대 수입국인만큼 당국이 추가적으로 경기 부양의지를 내면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있습니다. 물론 공급 측면에서 오는 9월 5일 열리는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멕시코 등 비회원 주요 산유국) 회의 결과가 더 중요한 이벤트입니다.
유럽에선 네덜란드 TTF 천연가스가 9.58% 떨어져 1메가와트시당 239.907유로에 마감했습니다. 일단 시세가 내려갔지만 러시아 가즈프롬이 유럽으로 향하는 가스관을 폐쇄했기 때문에 앞으로 시세가 다시 어떻게 움직일지 지켜봐야 합니다.
한편 31일 채권 시장에서는 '시중 장기 금리 가이드라인'역할을 하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전날보다 4bp(=0.04%p)오른 3.15%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같은 날 오후 5시 20분 기준 달러인덱스는 0.07% 떨어진 108.7에 거래됐습니다.
[뉴욕 = 김인오 특파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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