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기 신도시 집값 수직 하강…"첫 단추 잘못 끼우면서 시장 혼란 자초"
입력 2022-08-30 11:07  | 수정 2022-08-30 11:20
1기 신도시 고양 일산아파트. /사진=연합뉴스
1기 신도시, 정부 해명에도 원성 자자
분당 낙폭이 전주 0.07% 하락에서 두 배 가까이 가팔라
일산동구는 0.02% 하락에서 낙폭 네 배나 불어나

1기 신도시 집값 수직 하강…윤석열 대통령·원희룡 장관 해명

부동산 경기 침체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더해 정부의 1기 신도시 재건축 공약 후퇴 논란으로 해당 지역 집값이 수직 하강하고 있습니다. 특히 정부가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 수립을 2024년으로 발표한 이후 지역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습니다.

오늘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8월 넷째 주(22일 기준) 성남 분당이 0.13%, 일산서구와 일산동구는 각각 0.09%, 0.08% 집값이 하락했습니다. 안양 동안은 0.21% 급락했고 군포는 0.16%, 부천도 0.12% 하락했습니다. 특히 분당의 낙폭이 전주 0.07% 하락에서 두 배 가까이 가팔라졌고 같은 기간 일산동구는 0.02% 하락에서 낙폭이 네 배나 불어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낙심한 1기 신도시 주민들에게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은 예전에 5년 걸릴 사안을 최대한 단축시킨 건데 국민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습니다.

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신도시 정비사업 지연 논란이 일자 9월 중 '1기 신도시 재정비 마스터플랜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지자체장과의 간담회 등을 통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고 설명했습니다.

1기 신도시 마스터플랜 수립 일정 단축 요청.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 "첫 단추 잘못 끼우면서 시장 혼란 자초"

전문가들은 "30만 가구에 육박하는 1기 신도시 재정비는 마스터플랜 수립까지 최소 1년 반에서 2년가량의 물리적 시간이 필요하고 이주나 기반시설 정비, 주변 시장에 미칠 파장 등을 고려할 때 급하게 서둘러서도 안 되는 중대한 사업"이라며 "인수위 시절부터 국민들에게 사업 일정 등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했어야 했는데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서 시장 혼란을 자초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에 분당 주민들이 지난 22일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대표단과 도시건설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위한 마스터플랜 수립을 내년 상반기까지 마무리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김동연 경기지사. / 사진=연합뉴스

"주민들, 생존권·생활 편익권 상당히 침해 받아"

김동연 경기지사는 지난 26일 "1기 신도시의 공동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생존권과 생활 편익권을 상당히 침해받고 있어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김 지사는 이날 지은 지 31년 된 고양시 일산동구의 한 아파트를 둘러본 후 "집 안팎의 누수, 천장 침하, 벽체 균열, 가구당 0.5대도 안 되는 주차장 등이 모두 열악한 수준"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는 주민들의 생존권과 직결된 사안으로 경기도와 1기 신도시 해당 지자체가 재건축 또는 리모델링을 이른 시간에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오늘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 주민들이 조속한 재정비를 위해 연대한 '1기 신도시 범재건축연합회'를 발족, 본격 활동에 들어갔습니다. 범재건축연합회는 내달 1일 용산 대통령실 청사(오전 9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오전 10시 30분),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오후 2시)를 차례로 방문, 정부에 조속한 1기 신도시 재정비를 촉구할 예정입니다.

[안유정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bwjd555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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