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2군서 4할 쳐도 외면, 서건창을 이대로 두는 것이 현명한 결정일까
입력 2022-08-27 12:36  | 수정 2022-08-27 16:40
서건창이 2군에서 4할 타율을 치고 있지만 1군에선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김재현 기자
LG 주전 2루수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서건창(33)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젠 주인이 바뀌었다. 새 외국인 선수 가르시아가 LG의 주전 2루수를 맡고 있다.
서건창은 올 시즌 극심한 슬럼프를 겪었다. 타율이 0.224에 그쳤다. 출루율이 0.287에 불과했고 장타율은 0.303으로 초라했다. OPS가 0.590에 멈춰 있다.
결국 지난 7월29일 이후 1군에서 자취를 감췄다. 2군에서 재조정 기간을 갖고 있다.
그런데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서건창은 2군에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군에서의 성적과는 정 반대의 결과물을 만들어 내고 있다.
서건창은 2군 16경기서 49타수 20안타, 타율 0.408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이 0.517이나 되고 장타율도 0.429로 끌어 올렸다.
2군 최근 10경기 타율도 0.414나 된다.

하지만 LG는 서건창을 1군으로 불러 올리지 않고 있다.
이미 가르시아가 2루 자리를 확실하게 꿰차고 있고 타선의 전체적인 흐름도 나쁘지 않은 탓으로 보인다. 굳이 서건창을 더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군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선건창을 외면하고 있는 것이 옳은 결정인지는 확신할 수 없다. 팀 워크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건창 정도 레벨의 선수가 2군으로 내려간 뒤 매 경기 진심으로 뛰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자존심이 걸린 문제이기도 하고 2군에서의 성적이 그 선수를 정확하게 판단하는 근거가 되지도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서건창은 2군에서의 경기를 진심으로 대하고 있다. 4할이 넘는 타율이 그 증거다.
서건창이 어떤 선수인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라 생각된다. 어느 상황에서건 최선을 다해 자신의 타격을 만들어가는 장인 정신이 있는 선수 임을 알 수 있다.
그런 선수를 계속 2군에 묻어두고 있는 것은 옳은 결정이 아닐 수 있다.
물론 9월1일이 되면 엔트리가 확장(5명 추가) 되기 때문에 그 때쯤 올려도 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는 베테랑에 대한 예우는 아니다. 여타 유망주들과 묶여 간신히 1군에 재진입하는 그림은 이상적이라고 하기 힘들다.
2루수를 맡고 있는 가르시아가 아주 빼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서건창의 조기 콜업이 필요한 이유다.
가르시아는 타율 0.277 3홈런 14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출루율은 0.368이고 장타율은 0.470을 기록하고 있다. OPS가 0.838을 기록하고 있다.
나쁜 성적은 아니지만 외국인 타자에게 기대하는 수준의 성적에는 아직 미치지 못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서건창이 1군에 올라와 견제 세력이 돼 줄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다시 반복하지만 서건창 급 선수가 서건창 처럼 2군에서 진심을 다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다른 선수들에게 귀감이 될 수 있는 성실성과 야구에 대한 장인 정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진심은 1군에서도 통하기 마련이다. 힘겨운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LG에 지금 당장 필요한 마인드라고 할 수 있다. 서건창을 계속 2군에 두고 있는 것에 아쉬움을 갖게 되는 이유다.
9월1일은 며칠 남지 않았다. 하지만 엔트리 확장 기간을 채우며 서건창이 올라오게 되면 극적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서건창의 성과를 인정하는데 인색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서건창은 FA 재수생이다. 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수록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지금은 아까운 시간만 흘러가고 있는 셈이다.
오늘이라도 1군에서 서건창의 모습을 보게될 순 없을까. LG의 선택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