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반미는 직업, 친미는 생활"…자녀유학에 부동산까지, '이중생활' 中지도층
입력 2022-08-27 12:06 
중국 건국 70주년 행사 참석한 시진핑, 장쩌민, 리커창 [사진출처=연합뉴스]

입으로는 반미(反美)를 외치면서 미국 부동산을 구입하고 자녀를 유학보내는 '두 얼굴' 중국 지도층 인사들이 조롱 섞인 비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와 대만 연합보 등 매체들에 따르면 필명 '쓰마난(司馬南)'으로 유명한 시사평론가 위리(於力)는 미국은 전 세계의 적이며 종양 덩어리라고 주장하는 등 중국 애국주의를 자극해 인기를 끌면서 중국 여론 형성에 크게 영향을 줬다.
팔로워만 3500만명이 넘는다.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311만명, 더우인(틱톡의 중국명) 2203만명, 터우탸오 등 1031만명이다.
그러나 그의 소셜네트워크(SNS) 계정이 지난 20일 모두 중단됐다. 웨이보 계정에는 26일 현재 "관련 법률 규정을 위반해 이 계정은 금언(사용정지) 상태가 됐다"는 글이 뜬 상태다.

대만 언론은 그가 2010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25만7000달러(3억4000만원)을 주고 주택을 구입한 사실이 드러나 계정이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현재 이 주택의 가격은 58만 달러(7억7000만원)에 달한다.
그는 지난 2012년에는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을 만나러 갔다가 워싱턴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그를 알아본 중국인들과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DC행 비행기를 타기 전 ""미국은 전 세계의 적, 세계 각국을 착취하는 거대한 종양 덩어리"라는 글을 웨이보에 올리기도 했다.
공항에서 그를 알아본 중국인들이 '반미 투사'의 미국행을 비난하자 당황한 그는 "반미를 하는 것은 나의 직업일 뿐이고 아내와 딸이 있는 미국에 온 것은 생활일 뿐"이라고 말했다.
사실 공식 석상에서 미국을 비난하면서 정작 미국에 자녀를 유학보내는 중국 지도층들은 많다.
시진핑 국가주석의 외동딸인 시밍쩌는 2010년 하버드대 심리학과에 편입해 2015년 졸업했다.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서열상 2인자인 리커창 국무원 총리의 딸도 베이징대를 거쳐 하버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격화하면서 정례 기자회견마다 미국을 향해 독설을 내뱉는 화춘잉 외교부 대변인도 딸을 중학생 때부터 미국에 보내 공부를 시켰다. 2015년에는 집값 비싼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호화 주택을 구입하기도 했다.
오빌 셸 아시아소사이어티 미·중관계센터 소장은 "하버드대를 비롯한 아이비리그 졸업장은 중국 엘리트에게 사회적 지위의 궁극적 상징"이라고 말했다.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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