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2년 만에 주식 분할을 단행한다.
25일(현지시간)부터 1주가 3주로 분할되면서 주당 300달러 수준에 거래를 시작한다. 주가 수준을 낮춰 소액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이지만 주식 분할이 기업 펀더멘탈(기초체력) 변화와 무관하다는 점에서 큰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25일(현지 시각) 포브스 등 현지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날부터 종가의 3분의 1 가격으로 거래를 시작한다. 전날 테슬라는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0.22% 오른 891.29달러에 거래를 마쳤기 때문에, 이 종가에 주식 분할 비율을 반영해 이날부터 1주당 297달러로 거래를 시작한다. 기존 테슬라 주주들은 주식 분할로 보유 주식 1주당 추가로 2주를 받게 된다.
주식분할은 이미 발행된 주식을 쪼개 지분 비율에 따라 분배하는 것을 말한다. 1주당 가격이 이전보다 저렴해져 소액 투자자의 접근성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주가는 상반기 롤러코스터를 탔다. 2023년 새해 첫 거래일에 13.53% 급등한 1199.78달러로 거래를 마친 테슬라는 이후 주가가 조정을 받으며 석 달 만에 700달러 선까지 조정을 받았다. 이후 또 다시 상승랠리를 거듭해 3월에는 1주당 1000달러를 돌파해 '천슬라' 지위를 회복했다. 하지만 불과 두 달 여 후인 5월20일에는 663.90달러에 거래를 마쳐 '육백슬라'로 후퇴했다.
최근 2분기 양호한 실적을 발표한 후 테슬라의 주가는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 16일에는 주가가 장중 944달러까지 올라 천슬라 회복 기대감이 나오기도 했다. 테슬라의 2분기 매출액은 169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1.6% 증가했다. 영업이익 역시 같은 기간 87.8% 늘어난 24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모델Y. [사진 출처 = 테슬라]
테슬라는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순매수 결제액은 19억2590만달러(약 2조 5762억원)로, 전체 해외주식 가운데 순매수결제액 기준 2위를 차지했다. 1위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QQQ(TQQQ)였는데,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면 테슬라는 전 세계 해외 주식 가운데 국내 투자자가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인 셈이다.그런 점에서 테슬라의 이번 주식 분할에 국내 개인투자자의 관심이 쏠린다. 미국 블룸버그에 따르면 한국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은 150억 달러(약 20조원)어치에 달한다.
다만 주식분할이 기업의 펀더멘탈과 무관하다는 점에서 큰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지난 2020년 5대 1로 첫 번째 주식분할을 단행했을 당시에도 수개월 동안 주가가 횡보하기도 했다. 첫번째 주식분할 결정 소식이 전해진 그 다음날인 2020년 8월12일에는 주가가 13.12% 폭등했고, 실제 분할이 되는 날까지 60% 상승했으나 정작 분할 적용 이후에는 3주간 주가가 24% 하락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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