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연습생들을 상대로 한 범죄가 끊이질 않고 있다. K팝은 전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악덕 기획사들의 갑질 행태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며 빛나는 성취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최근 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연습생들에게 몸매 확인을 이유로 정기적으로 속옷만 입은 사진을 보내라고 강요해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는 뉴스는 코미디에 가깝다.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K팝 아이돌이 쉽게 되지 못한다”는 협박성 질책을 했고, 같은 색깔의 속옷 사진을 보내면 지난 주 것 아니냐”는 따져묻기도 했단다.
아이돌 그룹은 대부분 기획사의 자본으로 훈련되고 데뷔한다. 이런 점 때문에 부당한 상황에 놓였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거절하지 못한다. 인권 사각지대 안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K팝 아이돌 제작 시스템이나 트레이닝 체계는 해외에 수출될 정도로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불공정 계약이나 과도한 사생활 규제 등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분류되는 연습생은 성추행과 폭언 등에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실제로 해마다 이와 관련한 사건들이 사회면을 오르내리고 있다.
몇 해 전에는 한 작곡가가 데뷔를 앞둔 걸그룹 연습생들을 상습 추행하고 술접대까지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 연습생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
또, 10대 미성년자에게 오디션을 보라며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성희롱을 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실형을 선고 받은 사건도 있었다.
외국인 멤버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여름 한국에서 연예인 또는 연습생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E-6비자(예술흥행비자)가 필요한 점을 악용해 외국인을 상대로 갑질을 한 일부 기획사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10년 전인 지난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손잡고 불량 연예기획사 퇴출을 선언했다. 당시 몰지각한 일부 기획사의 행태로 말미암아 산업 전반에 그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부적격자에 의한 연예기획사 난립에 제동을 걸고 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권 보호 사각지대에 노출되어 있는 연습생 실태를 인지하고, 표준계약서 제정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제도권 밖에 있는 연습생들의 실태는 여전히 암울하다. 연습생에게 기획사는 여전한 절대 권력으로 통한다. 연습생들의 휴대폰을 검사하고 CCTV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폭력이나 성추행 등 연습생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가요 관계자 P씨는 그런 일을 벌이는 기획사 대표 개인의 인성 문제가 크다고 본다. 연습생을 막 다뤄도 된다는 인식 수준이 구시대에 머물러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고 짚었다. 또 무늬만 기획사, 영세 기획사에는 많진 않아도 암암리에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빛이 강한 만큼 그림자도 짙은데, 그 그림자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명 기획사 관계자는 과거보다 분명 많이 좋아졌지만 이들을 아직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종속관계 혹은 상품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K팝 시장의 체질을 개선하려면 연습생과 가수를 파트너 개념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K씨는 문제는 그들 대부분이 미성년자들이라는 것이다. 판단 능력이 성인에 비해 떨어진다. 한 아이의 인생이 걸린 문제이고, 꿈을 짓밟는 행위다. 더 강력한 법적 제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에 등록된 연예기획사는 1700여개, 연예인 지망생은 10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2014년부터 연예 기획사 등록제가 시작됐으며, 연예인 혹은 지망생에 대한 성상납, 성추행, 사기 및 횡령 등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영세한 군소 기획사와 1인 기획사, 개인 매니저의 영역까진 업계에서도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가 목숨을 버리고,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조항 하나씩이 늘어나지만,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이 되지는 못한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러한 대부분의 사건사고들은 문광부가 들여다보는 제도권 밖 열외 지역,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실상 근절은 어렵다”며 다만, 학교나 미디어에서 미성년자인 그들에게 대처법 매뉴얼을 만들어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연습생들에게 몸매 확인을 이유로 정기적으로 속옷만 입은 사진을 보내라고 강요해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는 뉴스는 코미디에 가깝다.
사진을 보내지 않으면 K팝 아이돌이 쉽게 되지 못한다”는 협박성 질책을 했고, 같은 색깔의 속옷 사진을 보내면 지난 주 것 아니냐”는 따져묻기도 했단다.
아이돌 그룹은 대부분 기획사의 자본으로 훈련되고 데뷔한다. 이런 점 때문에 부당한 상황에 놓였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거나 거절하지 못한다. 인권 사각지대 안으로 내몰리는 것이다. K팝 아이돌 제작 시스템이나 트레이닝 체계는 해외에 수출될 정도로 그 효과를 인정받고 있지만, 불공정 계약이나 과도한 사생활 규제 등 여러 부작용을 낳았다.
그 중에서도 가장 취약한 계층으로 분류되는 연습생은 성추행과 폭언 등에 위험에 노출되기 쉽다. 실제로 해마다 이와 관련한 사건들이 사회면을 오르내리고 있다.
남성 연습생 6명을 성추행한 50대 여자 대표도 있었다. 사진ㅣKBS 2TV
2019년 남성 연습생 6명을 성추행한 50대 여자 대표도 있었다. 당시 한 연습생은 공연 끝나고 횟집 식당에서 먹고 있는데 터치를 심하게 하시더라. 허벅지를 만지다가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주요 부위까지 손이 쓱 들어가더라”고 증언했다. 그들은 남성 접대부라도 된 것 같았다”고 토로하며 당시 충격으로 인해 정신과를 다녔다고 밝혔다.몇 해 전에는 한 작곡가가 데뷔를 앞둔 걸그룹 연습생들을 상습 추행하고 술접대까지 강요한 사실이 드러났다. 피해 연습생 중에는 미성년자도 있었다.
또, 10대 미성년자에게 오디션을 보라며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성희롱을 한 연예기획사 대표가 실형을 선고 받은 사건도 있었다.
외국인 멤버들이 늘어나면서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해 여름 한국에서 연예인 또는 연습생으로 활동하기 위해서는 E-6비자(예술흥행비자)가 필요한 점을 악용해 외국인을 상대로 갑질을 한 일부 기획사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지기도 했다.
10년 전인 지난 2012년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와 손잡고 불량 연예기획사 퇴출을 선언했다. 당시 몰지각한 일부 기획사의 행태로 말미암아 산업 전반에 그 부정적인 영향이 미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부적격자에 의한 연예기획사 난립에 제동을 걸고 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인권 보호 사각지대에 노출되어 있는 연습생 실태를 인지하고, 표준계약서 제정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제도권 밖에 있는 연습생들의 실태는 여전히 암울하다. 연습생에게 기획사는 여전한 절대 권력으로 통한다. 연습생들의 휴대폰을 검사하고 CCTV로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하는 곳이 있는가 하면, 폭력이나 성추행 등 연습생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연습생에게 기획사는 여전히 절대 권력으로 통한다. 사진ㅣKBS 2TV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K팝이 글로벌화 되면서 연예 엔터테인먼트 관련 산업들이 엄청난 꿈과 미래를 안겨줄 수 있는 사업 아이템이 됐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범죄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들이 예전보다 좋아졌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늘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가요 관계자 P씨는 그런 일을 벌이는 기획사 대표 개인의 인성 문제가 크다고 본다. 연습생을 막 다뤄도 된다는 인식 수준이 구시대에 머물러있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고 짚었다. 또 무늬만 기획사, 영세 기획사에는 많진 않아도 암암리에 존재한다고 생각된다. 빛이 강한 만큼 그림자도 짙은데, 그 그림자의 가장 어두운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명 기획사 관계자는 과거보다 분명 많이 좋아졌지만 이들을 아직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종속관계 혹은 상품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K팝 시장의 체질을 개선하려면 연습생과 가수를 파트너 개념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K씨는 문제는 그들 대부분이 미성년자들이라는 것이다. 판단 능력이 성인에 비해 떨어진다. 한 아이의 인생이 걸린 문제이고, 꿈을 짓밟는 행위다. 더 강력한 법적 제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에 등록된 연예기획사는 1700여개, 연예인 지망생은 100만여명으로 추산된다. 2014년부터 연예 기획사 등록제가 시작됐으며, 연예인 혹은 지망생에 대한 성상납, 성추행, 사기 및 횡령 등을 근절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영세한 군소 기획사와 1인 기획사, 개인 매니저의 영역까진 업계에서도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누군가가 목숨을 버리고, 무슨 일이 터질 때마다 조항 하나씩이 늘어나지만,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이 되지는 못한다.
강태규 대중문화평론가는 이러한 대부분의 사건사고들은 문광부가 들여다보는 제도권 밖 열외 지역, 사각지대에서 발생하는 일이기 때문에 사실상 근절은 어렵다”며 다만, 학교나 미디어에서 미성년자인 그들에게 대처법 매뉴얼을 만들어 교육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향희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