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주기 위해 신고했는데 법정까지' 강릉 경찰관 과잉 진압 논란 법정 싸움 번지나

A씨, 지난 3월 출동한 경찰관 과잉 진압 주장...해당 경찰 독직 폭행 등 고소
해당 경찰관, 가정 폭력 관련 법 상 즉각 조치 필요...최종 무혐의 시 무고죄 고소

지난 3월 강원 강릉에서 벌어진 경찰관 과잉 진압 논란 사건.
해당 경찰관은 가정 폭력 관련 법 상 분리 조치가 필요한 상황이었고 A씨 부부가 주장하는 과잉 진압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이에 해당 사건을 다시 짚어봤습니다.

강원도 강릉에서 경찰관 과잉 진압 논란이 벌어진 건 지난 3월 10일 새벽. 이날 새벽 0시 2분, 강원경찰청 112종합상황실로 신고가 접수됩니다. 전화 너머로는 "도와주세요." 여자 목소리와 함께 남자와 여자가 싸우는 소리와 아이 울음소리가 들렸고 전화는 바로 끊어집니다. 경찰은 매우 위급한 상황으로 인식, 출동 지령 중 가장 높은 단계인 코드 제로를 발령하고 근접 순찰차와 관할 경찰서 여성청소년 담당 형사 등을 출동시켰습니다. 가장 가까운 순찰차에 타고 있는 B 경찰관은 신고가 접수된 번호로 전화를 20차례 시도했지만 받지 않아 이 일대를 1시간 넘게 수색한 뒤 현장을 찾았습니다.

과잉 진압 논란이 시작된 건 현장에 도착하면서부터입니다. 해당 부부는 집 밖으로 나와, "별 문제 아니다" 라고 말했지만 경찰은 가정 폭력 방치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신고자와 행위자를 분리한 뒤 진술 청취가 이뤄져야 한다는 조항에 따라 분리를 시도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남편인 A씨와 경찰관 B씨가 실랑이를 벌였는데 두 사람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A씨는 경찰이 먼저 욕을 시작했다고 공증 받은 녹취록을 제시했습니다. 반면, 경찰관 B씨는 욕을 한 적이 없고 오히려 욕은 A씨가 했다며 녹취록은 왜곡됐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또, A씨는 B씨가 아무 이유 없이 멱살을 잡았다며 CCTV를 근거로 제시했습니다. 경찰관 B씨는 A씨가 얼굴에 침을 뱉어 자신 뿐 아니라 함께 있던 경찰 2명이 얼굴과 옷에 맞았고, 다가오는 A씨를 더 이상 오지 못하게 막은 것이지 멱살을 잡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집 앞에 쳐 있는 쇠사슬을 넘어 남편의 팔을 꺾은 것은 체포를 위한 행동이었고, A씨가 주장하는 체포 절차인 고지는 체포 직후에 해도 무관한 사안이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동료 경찰이 "하지마"라고 말린 것은 '체포를 하지 말자'라는 취지였다고 전했습니다.

A씨가 고소한 경찰관 B씨의 독직 폭행과 가택 침입 혐의에 대해 경찰은 인접 경찰서에서 적법하게 조사를 했고 혐의 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하지만 A씨는 제 식구 감싸기라며 이의 신청을 통해 검찰의 재 조사를 의뢰했습니다.

반면, 경찰은 A씨에게 경찰관에게 욕설과 침을 뱉고 경찰의 분리 조치에 응하지 않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입건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A씨는 "폭행 등 관련 범죄 경력도 없을 뿐더러 경찰이 도착했을 때 부인과 함께 아무런 문제 없다고 밝혔고, 부인 진술 시 본인과 충분히 떨어져 있었고, 본인은 경찰이 먼저 욕을 하는 것을 분명히 들었으며 침을 뱉은 것도 경찰관 방향이 아닌 방향으로 뱉었다" 며 "경찰의 과잉 진압이 매우 억울하다"고 말했습니다.

경찰관 B씨는 "매번 출동을 할 때마다 충돌을 각오하고 있고, 가정 폭력 사건은 분리 조치와 명백한 확인이 필요한 사안인데 돌아가라고 해서 돌아가게 되면 오히려 직무 유기로 처벌 받게 된다"며 "A씨가 녹취를 한다고 했고 CCTV가 있는 것까지 확인했는데 욕을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검찰에서 최종 무혐의가 나오게 되면 무고죄로 고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이 사건의 시발점이 된 가정 폭력 사건은 아내가 남편을 겁주기 위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져 애꿎은 다툼만 벌어지게 됐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검찰의 조사가 마무리 되면 법정 싸움으로 번질 예정인데, 법원의 판단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장진철 기자 mbnstar@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