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전쟁을 치르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국방부가 SNS에 올린 한장의 사진 때문에 러시아 관광객에게 감사의 뜻을 전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 관광객은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S-400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지난 22일(현지시간) 공식 트위터에 "이 관광객에게는 너무 가혹한 일일 수 있지만 때때로 그들은 정말 도움이 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이 남성처럼 러시아 방공 기지에서 사진을 찍는 감사한 일을 계속해 달라"고 했다.
이 관광객이 사진을 촬영한 장소는 크림 반도 점령 지역의 예프파토리아 근처의 러시아 방공기지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입장에서는 러시아 관광객이 소중한 군사 정보를 제공한 것이다.
실제 사진을 보면 러시아 관광객이 해수욕장으로 추정되는 장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이 관광객의 배경에는 러시아의 S-400이 선명하게 보인다.
S-400은 최신 중장거리 지대공미사일 시스템으로 러시아 명칭은 '트리움프(Triumf)'이다.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 체계인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와 유사해 '러시아판 사드'로 불린다.
S-300을 개량한 S-400은 최대 사거리 400km, 레이더 최대 탐지거리 700km, 최고 속도는 음속의 12배인 마하 12(1만 4688km/h)이다. 여기에 저고도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 탄도미사일, 군용기는 물론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스텔스 전투기에 대한 탐지 및 요격 역량도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일반 레이더에 거의 잡히지 않는 미국의 B-2 폭격기, F-117 전폭기, F-35 전투기 등 스텔스기에 대한 탐지가 가능하다.
더욱이 이 관광객이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고마운 것은 해당 사진을 러시아판 페이스북 '브콘탁테'에 올리며 위치까지 특정했기 때문이다.
S-400의 정확한 위치를 이 관광객이 의도치 않게 우크라이나 국방부에 제공한 셈이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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