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영화로 윤 대통령 직격 "자신감 없는 황제, 검투사 인기 잠재우려 해"

영화 '글래디에이터'에 비유…이준석은 '막시무스', 대통령은 '코모두스'
"누군가 전당대회 나가라고 기회 줘도 또 뭔가 나타나서 공격할 것"
"가처분 신청되면 윤핵관 다 옷 벗어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이번에는 영화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표현했습니다.

22일 밤 MBN '판도라'에 출연한 이 전 대표는 '(당 대표) 복귀 길을 열어주겠다고 하면 어떻겠나'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영화 '글래디에이터'를 거론하며 답변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결국 검투사가 대중의 인기를 받게 되고, 그 인기를 잠재우기 위해 황제 본인이 직접 검투사와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며 "그런데 황제가 자신감이 없으니까 경기가 시작되기 전에 옆구리를 칼로 푹 찌르고 시작한다"고 말했습니다.

'글래디에이터'는 로마 황제의 총애를 받던 장군 '막시무스'의 복수를 다룬 영화입니다.

막시무스는 자신의 아버지인 황제를 살해하고 황제 자리에 오른 '코모두스'의 모함으로 가족을 잃고 하루 아침에 노예로 전락합니다. 이후 검투사가 된 막시무수는 영화 끝자락에 코모두스와 대결을 펼치고 결국 복수에 성공하게 되는데, 마지막 경기 직전 코모두스가 막시무스의 옆구리를 찔러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드는 장면이 나옵니다.

이 전 대표는 본인을 검투사 막시무스에, 윤 대통령을 황제 코모두스에 빗댄 것으로 해석됩니다.

사진 = MBN 판도라 방송화면 캡처

이 전 대표는 "누가 만약 전당대회에 나갈 수 있는 기회를 열어주고 타협하자면서 (내년)1월에 전당대회를 하면 11월쯤 또 뭐가 쑥 나타나서 옆구리 한 번 푹 찌르고 시작할 것"이라며 "전당대회에 나가는 게 의미가 없는 상황을 만들어 놓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이에 진행자가 '그러면 무엇을 제시하면 되느냐'고 질문하자 "무조건 항복"이라고 답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윤핵관이) 잘못한 것을 다 시인해야 하는데 그게 말이 되냐"면서 "감히 어떻게 대통령과 그 사람들에게 그런 것을 요구하겠나"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권의 핵심에 있는 분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시인하면 안 되는 거다. 그건 나라가 부러지는 일"이라며 "그래서 기대도 안 하고, 요구도 안 하고, 제안도 안 듣는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가처분 신청 인용되면 윤핵관 다 옷 벗어야"

이날 YTN '뉴스가 있는 저녁'에도 출연한 이 전 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관련 "상당한 분들이 책임을 져야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전 대표는 "만약 가처분 신청이 인용된다면 당 내 민주주의가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윤핵관이) 옷 벗고 나가고 다 책임져야 한다"고 직격했습니다.

윤핵관의 사과에 따라 소송을 재고할 여지가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시기가 지났다"며 "대한민국에 상당한 권력이 있는 두 분이 제 뒷담화를 하다 걸렸는데 해명이나 유감 표명은 아무것도 없고 대표직을 박탈하기 위해서 비대위로 전환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윤리위가 '양두구육(羊頭狗肉)' 발언에 대한 경고성 입장문을 낸 것을 두고는 "정치인은 말로 하는 것인데, 윤리위가 표현을 규제하겠다고 하면 정치가 희화화 된다"며 "그렇게 따지면 앞으로 동물 비유가 되는 사자성어는 다 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한편, 이와 관련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은 "(경고성 입장문이)이준석 전 대표 등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부 기자 chldbskcjst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