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싱가포르 "남성 간 성관계 처벌 않기로…결혼 허용은 계획 없어"
입력 2022-08-22 10:46  | 수정 2022-08-22 10:56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싱가포르가 남성 간 성관계를 처벌하는 법을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AP통신은 전일 싱가포르 정부가 영국이 식민 통치하던 시기에 도입된 형법 377A 조항을 폐지해 남성 간 성관계를 더 이상 범죄로 보지 않기로 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77A 조항은 남성 간 성관계를 최대 2년의 징역형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이 식민 통치를 하던 1930년대 도입돼 1965년 싱가포르가 독립된 이후에도 유지돼 왔다. 여성은 해당되지 않는다.
동성애자 남성들이 이 조항에 우려를 표하면서 해당 조항 집행은 사실상 그동안 이뤄지지 않아 왔다.

이날 국경일 기념 국정 연설에 나선 리센룽 싱가포르 총리는 대다수의 싱가포르 국민이 이제 (남성 간 성관계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377A 조항 폐지는) 적절한 일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성인 간 개인적인 성행위는 법과 질서에 관한 어떠한 문제도 일으키지 않는다"면서 "이를 이유로 사람들을 기소하는 것에도, 이를 범죄로 만드는 것에도 타당한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관련 조항 폐지는 제한적이라는 게 리센룽 총리의 설명이다. 그는 "결혼의 정의와 어린이에게 이를 교육하는 것에선 싱가포르의 전통적인 가족이나 사회적 규범을 흔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성관계는 허용하지만 동성 간 결혼은 허용할 계획이 없다는 것이다. 리센룽 총리는 "싱가포르 정부는 동성 결혼을 위한 헌법상의 이의 제기가 없도록 헌법을 개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싱가포르 정부는 377A 조항을 폐지하되 결혼 제도는 현 방향이 유지되는 쪽으로 헌법을 개정할 방침이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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