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어조로 미국을 비판해온 반미(反美) 성향의 중국인 평론가가 미국에서 고가의 주택을 보유해온 것이 드러났다.
20일 중국 텅쉰왕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필명 '쓰마난'(司馬南)으로 활동하는 중국 시사평론가인 위리(66)가 중국의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웨이보와 틱톡 등에서 계정 사용이 일제히 중단됐다.
계정이 중단되기 전까지 그의 웨이보 팔로워 수는 309만명, 틱톡 2203만명, 뉴스 검색 애플리케이션 터우타오 1031만명 등 3500만명을 넘어 중국 주요 정치 인플루언서로 활동해왔다.
그의 SNS 계정이 폐쇄된 것은 그가 12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에 있는 대저택을 구입한 사실을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그는 평소 "미국은 전세계의 적"이라면서 "전세계 국가를 착취하는 종양 덩어리"라고 강하게 비판해 왔는데 미국에서 주택을 보유해온 것이다.
위리는 당시 25만7000달러(약 3억4000만원)에 미국 주택을 사들였으며, 현 시세는 58만달러(약 7억7000만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리도 이를 시인하면서 대만 쯔위시보는 "미국을 암이라고 비판한 그가 미국에 많은 세금을 내면서 그 암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앞서 위리가 지난 2012년 미국에 거주 중인 그의 가족을 만나기 위해 워싱턴을 방문하면서 비난이 일자 "반미는 나의 직업"이라면서 "부인과 딸이 있는 미국에 온 것은 생활이다. 일과 생활을 구분해 달라"고 말한 점 역시 이번 사건으로 재조명됐다.
일각에서는 12년 만에 그가 미국 저택을 보유한 점이 폭로된 것은 오는 10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장기집권 확정을 앞두고 미국에 유학 중인 자녀가 많은 중국 공산당 지도부에 경고를 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배윤경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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