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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아니면 도 식 베팅은 위험…성장할 기업은 고점 뚫고 올라갈 것" [주전부리]
입력 2022-08-22 08:18  | 수정 2022-08-22 08:20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사에서 매경닷컴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제공 = 메리츠증권]

"'모 아니면 도' 식의 방향성 베팅은 위험합니다. 당장 주가가 높아도 성장할 기업이라면 고점을 뚫고 올라갈 것입니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사에서 진행한 매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혔다. 최근 국내 증시가 7월 초 2300선 붕괴를 끝으로 바닥을 디딘 것으로 보이나 일시적인 조정 국면이 나타날 수 있어 방향성 투자는 위험하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국내 증시가 큰 흐름에서 바닥은 통과했다고 밝혔다. 기간 조정 기간을 거쳐 빠르면 4분기 늦으면 내년 상반기에는 주가가 상승 방향을 잡아갈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올해 하반기 코스피 예상 밴드는 2300~2800선을 제시했다.
이 센터장은 "미국 국내총생산(GDP)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기술적 경기침체는 이미 진행됐다"면서도 "문제는 경기침체의 폭과 길이"라고 강조했다. 역사적으로 경제 대공황과 금융위기라는 두 번의 장기침체를 겪었으나 최근의 경기침체는 그에 비하면 그 길이와 폭이 짧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같은 판단 이유로 먼저 탄탄한 노동 시장을 꼽았다. 이 센터장은 "대실업이 나온 침체 구간에는 노동시장이 악화되는 모습을 보인 반면 지금은 미국 실업률이 자연 실업률보다 아래에 있을 정도로 상황이 긍정적"이라며 "노동 시장이 탄탄하면 소비 여력을 들고 있다는 의미로, 장기 침체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부채 위기가 거론되고 있으나 심각한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대공황 때에는 기업 부채, 금융위기 때에는 가계 부채의 문제였고, 부채를 조정하는 과정에서 장기침체를 겪게 된다"며 "지금은 부채를 정부가 안고 있는 형태로, 정부 부채가 문제를 일으켜 장기침체로 간 적은 없다"고 진단했다.
이 센터장은 투자 전략에 대해서는 가치주보다는 성장주를 추천하며, 업종 중에서는 2차 전지, 자동차, 반도체가 유망하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위탁 생산 업종에 대해서도 성장 가시성이 높다고 했다.
그는 전기차 시장에 대해 사회 변화에 맞춰 '주도주'가 자리잡기 전 옥석 가리기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센터장은 "PC의 대중화 시대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인텔 등이 주도주가 됐다면 앞으로는 전기차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며 "전 세계 전기차 점유율이 10% 수준인데 30% 까지 올라오면 독과점적 기업이 나타나 주도주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 했다.
특히 2차 전지 업종에 대해서는 높은 성장성에 주목할 시기라고 했다. 이 센터장은 "이미 2차 전지 업종은 공급부족(쇼티지)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며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우리나라 기업이 전세계 시장에서 과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어 성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반면 철강, 화학, 소비재를 비롯해 경기에 민감한 업종은 경기 침체 현실화에 가장 타격이 클 것으로 보고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아울러 개인 투자자의 사랑을 받는 삼성전자의 주가 동향에 대해서는 올해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센터장은 "반도체 업종의 경우 공급을 줄이면 반도체 가격이 올라가게 돼 있어 공급을 줄이는 신호를 기업들이 보내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아직 그런 신호가 포착되지 않고 있어 삼성전자의 경우 올해보다는 내년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높은 주가 상승세로 화제를 모은 이른바 '태조이방원(태양광·조선·2차전지·방산·원자력 업종)' 관련주에 대해서는 업종별로 전망이 엇갈렸다.
이 센터장은 "인플레이션을 극복하며 성장을 도모하는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전망이 밝다"면서도 "원자력 분야의 경우 정부 정책 수혜가 예상되나 기존에 보유한 시설의 가동을 높이는 것이지 새로 시설을 확충하는 게 아니라는 점에서 해외수출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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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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