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시 불황에도 올 상반기 50억 챙긴 증권맨은?
입력 2022-08-21 16:04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 [매경DB]

올해 상반기 증시 부진 여파에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년대비 반토막이 났다. 하지만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수십억원에 달하는 높은 보수를 받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장은 상반기 연봉으로 50억원 넘게 수령하며 증권업계 '연봉킹' 자리에 올랐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정 사장은 올해 상반기 50억8916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12억5836만원) 대비 304% 급증한 것인데다 증권업계 CEO 반기 보수 규모로도 역대 최고다.
높은 연봉의 비결은 성과급이다. 상반기 급여 4억2440만원을 제외하면 상여금으로 무려 46억6476만원을 받았다.

국내 증권사들은 성과급을 이연지급하는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정 사장의 이번 상반기 상여에는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각각 산정한 성과급의 일부가 포함됐다. 정 사장의 지난해 성과급만 41억5917만원에 달한다.
올 상반기 주식시장은 불황이 계속됐고 금리상승 여파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증권업계 실적을 끌어내렸다.
[매경DB]
증권사들은 공통적으로 올해 2분기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축소와 채권 운용손실 등으로 전년동기대비 이익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이후 경기 침체 우려로 위험자산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주식시장 거래대금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코스피의 개인 일평균 거래대금은 1월 5조9202억원, 2월 5조97771억원, 3월 6조2576억원, 4월 6조8331억원, 5월 5조2367억원으로 5~6조원 수준을 유지하다 6월 4조3008억원으로 4조원대로 내려가더니 지난달 들어선 3조원 수준으로 급격히 떨어졌다. 빚을 내 주식을 사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연초 23조원대에서 지난달 기준 17조원대까지 떨어졌다.
증권사별로 NH투자증권은 상반기 순이익이 2219억원으로 전년대비 58% 급감했다. 삼성증권은 순이익이 47.9% 줄었고 KB, 하나, 키움증권, 신한금융투자도 순이익이 같은 기간 40% 넘게 감소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예외는 아니었다.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영업이익이 13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5% 감소했다. 순이익은 68.1% 줄어든 740억원에 그쳤다.
다만 실적 악화에도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5대 대형 증권사 가운데 순이익 1위, 글로벌 IB 수준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과를 냈다. 업계에서는 정 사장의 이 같은 경영 성과를 인정 받아 높은 연봉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 사장 다음으로 증권가에서 연봉을 많이 받은 인물은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으로 총 34억8400만원을 받았다. 급여 8억3300만원, 상여 26억4500만원이다.
아울러 증권가 CEO 중에서는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이사(22억1600만원)와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 부회장(20억8224만원) 등이 20억원 이상을 받았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