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8년 전 사라진 교대생 43명 어디있나"…전정부 개입 인정에 멕시코 '발칵'
입력 2022-08-20 13:46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멕시코 정부 당국이 지난 2014년 발생한 교육대학생 43명 실종 사건에 대해 "전 정부가 사건을 은폐하는 데 개입한 국가 범죄였다"고 인정했다. 정부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공권력의 과오를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건을 조사한 정부 진상규명위원회는 19일(현지시간) 웹사이트에 예비 결과보고서를 공개하고 "2014년 아요치나파 교육대학 학생 43명 실종은 정부가 관련된 국가 범죄"라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연방 공무원은 물론 군·경이 광범위하게 개입된 사건"이라며 "학생들의 이동 경로를 거의 실시간 확인할 수 있고 이들의 실종을 막기 위해 정부가 나설 수 있는데 그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4년 9월 26일 발생한 이 사건은 그동안 명확한 경위를 확인할 수 없었다.

당시 멕시코 게레로주 아요치나파 교대 학생들은 지역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하기 위해 멕시코시티 집회에 참석하려고 버스를 타과 가던 중 이괄라 지역에서 경찰의 총격을 받았다.
현장에서 일부 학생은 사망했지만 나머지 43명을 사라졌다.
맥시코 검찰은 당시 사라진 대학생들에 대해 지역 마약 카르텔과 결탁한 경찰이 학생들을 납치한 뒤 경쟁 조직원으로 속여 카르텔에 넘겼고, 카르텔이 학생들을 살해한 후 시신을 불태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외부 전문가들은 "멕시코군이 학생들의 피랍 사실을 바로 알았는데도 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정확한 진실 규명을 요구해 왔다.
이 사건을 재조사한 알레한드로 엔시나스 인권차관은 "당시 교대생 사이에는 군 장병이 잠입해 활동하고 있었고, 학생들 움직임을 일거수일투족 보고했다"며 "정부는 실종됐는데도 어떠한 조처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 당국이 적시에 개입했다면 학생 실종을 막을 수 있었다는 의미다.
알레한드로 엔시나스 인권차관은 "아직 조사를 종결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완벽한 진실을 찾아내고 책임자를 처벌할 때까지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한편 경찰은 이날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법무 장관을 지내며 아요치나파 교대생 실종 사건 조사를 책임졌던 헤수스 무리요 전 멕시코 법무장관을 자택에서 전격 체포했다.
[이상규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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