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에코플랜트가 건설·친환경 사업 '두마리 토끼' 잡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은 18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삼성 글로벌 인베스터스 컨퍼런스'에 참석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사업 성과와 중·장기 비전을 밝혔다. SK에코플랜트가 환경·에너지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중인 가운데 박 사장이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공식 스피치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블랙록, JP모건, 슈로더, 템플턴 등 해외 투자자 70여명과 국내 기관투자자 300여명이 참석했다.
SK에코플랜트는 최근 프리미엄 주택 브린드 '드파인(DEFINE)'을 공식 출시하는 등 건설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00년 'SK뷰(SK VIEW)' 브랜드 발표 이후 22년 만에 새로운 아파트 브랜드를 내놓은 SK에코플랜트는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인수합병(M&A)을 추진하며 사업 다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날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발표에 이어 연단에 오른 박 사장은 건설에서 환경·에너지기업으로 탈바꿈한 스토리를 소개했다. 동시에 '제로시티를 향한 SK에코플랜트의 여정'을 주제로 향후 미래 저탄소 친환경 사업을 선도한다는 의지를 밝혔다.
'제로시티'는 산업의 생산-유통-소비-재활용 과정에서 폐기물 제로와 탄소 제로가 현실화된 순환경제 완성 모델이다. SK에코플랜트는 SK그룹의 미래 핵심사업 가운데 하나인 그린(친환경) 사업에 주력하는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한 성장 추구를 목표로 삼고 있다.
박 사장은 "성공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으로 환경 및 에너지 사업 비중을 확대하고 고성장 중심의 수익 구조로 개선할 방침"이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본격화해 글로벌 환경·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고, 순환경제를 완성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사장은 환경·에너지·솔루션(EPC) 등 세 가지 사업의 추진 현황과 향후 중·장기 비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환경사업에 대해 박 사장은 국내 1위의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SK에코플랜트를 글로벌 종합환경기업으로 성장시킨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국내 환경기업 중 가장 큰 규모였던 환경시설관리를 인수해 시장에 진입한 이후 지금은 확고부동한 국내 1위 종합환경기업이 됐다"며 "국내에만 머무르지 않고 동남아시아 거점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확대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 사업에 대해 박 사장은 그린수소 공급자로 발돋움한다는 계획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에너지 사업의 또다른 성장 축은 재생에너지 분야"라며 "그린수소 사업 확장을 위해 재생에너지 관련 자산과 기술을 확보해 나가는 동시에 본격적인 수소 경제 시대를 대비해 다수의 수소 프로젝트들도 추진 중에 있다"고 밝혔다.
또 박 사장은 EPC 사업 분야에 대해 "지금까지 축적된 엔지니어링 역량을 바탕으로 환경, 에너지 사업을 연계해 고객들의 친환경 니즈에 맞춰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그린 디벨로퍼(Green Developer)가 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에너지 분야 뿐만 아니라 건설 분야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국토교통부의 시공능력평가 발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시공능력평가액 5조3560억원으로 전년 4조9162억원 대비 약 9% 증가하며 10위에서 9위로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SK에코플랜트가 9위에 오른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특히 토목분야에서는 기성액 1조2485억원으로 전체 건설사 가운데 3위에 올랐다. ESG 분야 행보를 강화하는 가운데 '본업'인 건설 분야에서도 확실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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