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하이트진로 본사 점거 화물연대…강남 한복판서 대규모 집회
입력 2022-08-18 15:52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1000여명 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이상현 기자]

하이트진로 본사를 사흘째 점거 중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18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하이트진로를 규탄했다. 화물연대와 경찰 간 큰 충돌은 없었으나, 시위가 격해지면서 한때 욕설과 고성이 오가는 등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2시께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앞에서 1000여명이 참여하는 '하이트진로 집단해고 및 손배소송 철회 촉구 집회'를 개최했다.
노조는 본사 진출입이 불가능하도록 건물 정문을 봉쇄했고, 일부는 옥상에서 고공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경찰과 소방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자 본사 입구에 대형 에어 쿠션을 설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앞서 집회 신고 당시 회사 앞 3개 차로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집회 현장에는 임시 무대와 다수의 스피커가 설치됐다. 경찰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600여명의 경력을 동원해 현장 통제에 나섰다.
화물연대는 ▲운임 인상 ▲사측의 조합원 계약해지 철회 ▲본사가 조합원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철회 ▲업무방해 가처분신청 철회 등을 요구하며 하이트진로를 규탄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 집회 현장을 찾아 발언하고 있다. [이상현 기자]
그간 하이트진로는 조합원 계약해지가 위탁 운송사인 수양물류와 화물연대 간에 이뤄진 만큼 하도급법 위반 소지 등을 이유로 직접 조정이 불가하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날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가 수양물류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사측을 규탄했다.
화물연대가 조합원을 상대로 한 소송 건을 모두 취하할 것과 성실교섭 등을 사측에 요구하는 사이 정치권에서도 노조의 목소리에 주목했다.
이날 현장을 찾은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조합원 130여명이 계약 해지를 당하고 길에 나앉았다. 28억원이 넘는 손해배상액이 날아왔다. 집과 차도 다 압류됐다"며 "파업 복귀자에 대해서는 봐주겠다고 한다. 전형적인 노조 파괴 수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이트진로는 교섭에 성실히 나서달라. 화물 노동자의 운송료와 노동 조건을 결정하는 실질적인 권한을 갖고 있다"며 "고용노동부에도 요구한다. 하이트진로에 교섭 의무를 부과하고, 노조 방해 행위가 중단되도록 특별근로감독에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하이트진로 본사 옥상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상현 기자]
[이상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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