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준석 "통 큰 줄 알았는데…윤 대통령에 국민도, 저도 속았다"
입력 2022-08-18 10:17  | 수정 2022-08-18 10:42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가 17일 오후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당 비상대책위원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사건의 심문을 마친 후 법원을 빠져나오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기자회견서 본인 관련 질문 반응에 대해선
"정무수석실의 직무유기인가, 윤 대통령의 정치포기인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국민도 속고 자신도 속은 것 같다며 윤 대통령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늘(18일) 오전 KBS 라디오를 통해 "대통령의 통 큰 이미지가 강조되다 보니 '선거 결과가 좋으면 (선거 때 갈등은) 털고 갈 수 있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국민도 속은 것 같고, 저도 속은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 두 번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봉합하고 나서 뒤에서 안 좋은 얘기 들린다 정도는 있었지만 그거야 미시적 상황이고, 큰 틀에서 선거 성과가 좋으면 있던 일들을 털고 가지 않겠냐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알고 보니 정치공작에 가까운 일들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모두 저격했습니다.

그러면서 "대선 캠페인 때 '집권하면 어떤 사람들이 주목 받을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을 하면 '이준석' 이름이 있었을 것 같다"며 "거기 장제원, 권성동, 이철규 이름이 있을까"라고 말했습니다. 본인이 윤핵관이라고 지목한 인사들이 당을 장악한 현 상황을 비판한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 '대통령에게 듣는다'에서 그동안의 소회와 향후 정국 운영 방안 등을 밝히고 있다 / 사진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전날(17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의 비판으로 여당 내 집안싸움이 발생해 국정 운영에 부담이 되는가'라는 질문을 받고 "대통령으로서 민생안정과 국민 안전에 매진하다 보니 다른 정치인들께서 어떠한 정치적 발언을 하셨는지 제대로 챙길 기회가 없다"고 답한 것에 대해서도 날 선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정무수석실 주요 업무가 그런 것을 파악하는 건데, 정무수석실이 보고를 안 했으면 직무유기고, 대통령이 파악할 의중이 없었다면 정치 포기"라며 "둘 중 하나인데, 어떤 건지 모르지만 둘 다 다소 위험한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100일을 평가해 달라'는 말엔 "집을 분양했으면 모델하우스와 얼마나 닮았는지가 중요한데, 모델하우스엔 금 수도꼭지가, 납품된 것을 보니 녹슨 수도꼭지가"라며 "그럼 분양 받은 사람들이 열 받는다"고 전했습니다.

[윤혜주 디지털뉴스부 기자 heyjude@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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