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8월 15일 광복절, 한국을 찾은 팝스타 빌리 아일리시가 태극기를 펼쳐들어 올렸다. 4년 만에 한국을 찾은 그는 폭염 대신 폭우에 젖은 광복절의 밤을 어느 여름 밤보다 뜨겁게 달궜다.
15일 오후 8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가 열렸다.
빌리 아일리시의 내한 공연은 2018년 8월 15일 이후 꼭 4년 만. 이번 콘서트는 빌리 아일리시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두번째 정규 앨범 ‘해피어 댄 에버(Happier Than Ever)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2만 석에 달하는 좌석은 공연 예매 20분 만에 매진됐다.
폭우 예보도, 좀처럼 잦아들 줄 모르는 코로나19도 2만 관객을 막을 순 없었다. '피케팅'에 성공한 2만 관객은 입추의 여지 없이 객석을 채웠고 공연 내내 함성과 떼창으로 빌리 아일리시를 맞이했다.
암전을 채운 백색 조명은 공연장 천장을 향하다 이내 무대로 향했고, 오래지 않아 양갈래 삐삐머리를 한 빌리 아일리시가 무대에 등장하자 2만 관객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인사했다.
오프닝은 '버리 어 프렌드'(bury a friend)로, 현란한 무대 연출 필요 없이 오직 붉은 조명 아래 음악과 빌리 아일리시의 퍼포먼스만으로도 충분했다. 첫 곡부터 여유 있게 관객을 기립시킨 빌리 아일리시는 "여러분 오늘 기분이 어때요?"라고 힘차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넨 뒤 곧이어 '아이 디든트 체인지 마이 넘버'(I Didn't Change My Number)를 열창했다.
빌리 아일리시는 이날 ‘해피어 댄 에버 수록곡을 비롯, 본인의 기존 발매곡들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세계인을 사로잡은 독보적인 음악만큼이나 독보적인 무대 매너로 2만 관객을 완벽하게 휘어 잡았다.
빌리 아일리시는 관객들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시종 함성과 호응을 유도했다. 관객들 역시 빌리 아일리시의 동선 변화, 몸짓 하나하나에 뜨겁게 반응했고, 능수능란한 떼창 유도에 기꺼이 화답했다.
'마이 스트렌지 애딕션'(my strange addiction) 무대에선 누운 상태로 선보인 퍼포먼스로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어진 '아이돈워너비유애니모어 I 러블리'( idontwannabeyouanymore | lovely)에선 언제 그랬냐는 듯 호소력 짙은 가창으로 떼창 유도했다. 고척돔에 울려퍼진 그의 압도적인 가창에 객석 곳곳에선 탄성이 나왔고, 팬들은 휴대전화 조명으로 호응을 보냈다.
관객들은 '유 슈드 씨 미 인 어 크라운'(you should see me in a crown) 무대에선 떼창 그리고 온몸을 다한 몸짓으로 호응했다. 'NDA', '데어포 아이 엠'(Therefore I Am) 등 히느톡 레퍼토리에선 팬들은 뜨겁게 반응했고, '빌리 보사 노바'(Billie Bossa Nova)을 열창하는 동안 관객들은 그저 빌리표 보사노바 리듬에 취해 그의 무대를 즐겼다.
'옥시토신'(Oxytocin (COPYCAT)), '일로밀로'(ilomilo) 등으로 열탕 같이 뜨거운 무대를 선보이는가 하면, 이내 기타 연주를 함께 하며 '유어 파워'(Your Power (with Finneas))를 선보여 어쿠스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 '더 30TH'(The 30th)에선 흔들리는 숨소리까지 음악으로 느껴질 정도로 처연한 라이브를 들려주는가 하면, 곧바로 '벨리야크 오션 아이즈'(bellyache | Ocean Eyes)를 선보이는 반전 선곡을 보여줬다.
특히 광복절 공연인 만큼 빌리 아일리시가 이와 관련한 퍼포먼스를 펼칠 것인지에 대한 반신반의 기대가 있었던 바, 빌리 아일리시는 이에 화답하듯 '로스트 커즈' 무대 중간 관객이 건넨 태극기를 올려들어 보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공연 말미 빌리 아일리시는 "서울에서 다시 만나 너무나 행복했다. 잊지 못할 좋은 기억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거듭 사랑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배드 가이'(bad guy)와 '해피어 댄 에버'(Happier Than Ever)로 마지막까지 뜨거운 무대를 이어갔다.
모든 무대를 마친 뒤 돌출무대 끝까지 뛰어 나온 빌리 아일리시는 90도 폴더 인사와 함께 다시 한 번 태극기를 들어 올렸다. 태극기를 손에 쥔 채 팬들에게 손인사를 건넨 그의 손엔 무대를 떠나는 순간까지도 태극기가 꼭 쥐어져 있었다.
무대 마지막 순간까지 떼창과 함성이 가득했던 95분의 마법이었다. 곡이 끝날 때마다 "가슴이 웅장해진다"는 어느 팬의 소회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팝스타'라는 흔한 표현엔 그의 내공을 담을 수 없다. 단지 그래미가 택했기 때문이 아닌, 그 자체로 빛이 나는 '작은 거인', '거장' 빌리 아일리시다.
저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일까. 빌리 아일리시의 공연을 보고 난 뒤 비로소 든 의문의 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그의 다음 내한 공연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공연 중간 영상을 통해 '세이브 더 어쓰' 피켓을 띄운 빌리 아일리시의 뜻에 따라, 이날 콘서트 티켓 판매 수익 일부는 환경단체 리버브(REVERB)에 기부돼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 해결에 사용될 예정이다.
[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15일 오후 8시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6 빌리 아일리시(Billie Eilish)가 열렸다.
빌리 아일리시의 내한 공연은 2018년 8월 15일 이후 꼭 4년 만. 이번 콘서트는 빌리 아일리시가 지난해 5월 발표한 두번째 정규 앨범 ‘해피어 댄 에버(Happier Than Ever) 월드 투어의 일환으로, 2만 석에 달하는 좌석은 공연 예매 20분 만에 매진됐다.
폭우 예보도, 좀처럼 잦아들 줄 모르는 코로나19도 2만 관객을 막을 순 없었다. '피케팅'에 성공한 2만 관객은 입추의 여지 없이 객석을 채웠고 공연 내내 함성과 떼창으로 빌리 아일리시를 맞이했다.
암전을 채운 백색 조명은 공연장 천장을 향하다 이내 무대로 향했고, 오래지 않아 양갈래 삐삐머리를 한 빌리 아일리시가 무대에 등장하자 2만 관객은 우레와 같은 함성으로 인사했다.
오프닝은 '버리 어 프렌드'(bury a friend)로, 현란한 무대 연출 필요 없이 오직 붉은 조명 아래 음악과 빌리 아일리시의 퍼포먼스만으로도 충분했다. 첫 곡부터 여유 있게 관객을 기립시킨 빌리 아일리시는 "여러분 오늘 기분이 어때요?"라고 힘차고 다정하게 인사를 건넨 뒤 곧이어 '아이 디든트 체인지 마이 넘버'(I Didn't Change My Number)를 열창했다.
빌리 아일리시. 사진|현대카드
"쏘 어메이징(정말 놀랍다)"이라며 감격을 전한 빌리 아일리시는 "오늘 정말 환상적이다. 여러분 모두 정말 감사하다"고 객석을 가득 메운 팬들에게 인사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쳐 다시 만난 한국 팬들과의 재회에 벅찬 표정을 짓기도 한 빌리 아일리시는 "오늘은 모두 소리 지르고, 뛰고, 춤 춰도 된다"며 뜨거운 호웅을 유도했다.빌리 아일리시는 이날 ‘해피어 댄 에버 수록곡을 비롯, 본인의 기존 발매곡들을 넘나들며 다채로운 공연을 선보였다. 특히 세계인을 사로잡은 독보적인 음악만큼이나 독보적인 무대 매너로 2만 관객을 완벽하게 휘어 잡았다.
빌리 아일리시는 관객들에게 숨 쉴 틈을 주지 않고 시종 함성과 호응을 유도했다. 관객들 역시 빌리 아일리시의 동선 변화, 몸짓 하나하나에 뜨겁게 반응했고, 능수능란한 떼창 유도에 기꺼이 화답했다.
'마이 스트렌지 애딕션'(my strange addiction) 무대에선 누운 상태로 선보인 퍼포먼스로 깊은 인상을 남겼고, 이어진 '아이돈워너비유애니모어 I 러블리'( idontwannabeyouanymore | lovely)에선 언제 그랬냐는 듯 호소력 짙은 가창으로 떼창 유도했다. 고척돔에 울려퍼진 그의 압도적인 가창에 객석 곳곳에선 탄성이 나왔고, 팬들은 휴대전화 조명으로 호응을 보냈다.
관객들은 '유 슈드 씨 미 인 어 크라운'(you should see me in a crown) 무대에선 떼창 그리고 온몸을 다한 몸짓으로 호응했다. 'NDA', '데어포 아이 엠'(Therefore I Am) 등 히느톡 레퍼토리에선 팬들은 뜨겁게 반응했고, '빌리 보사 노바'(Billie Bossa Nova)을 열창하는 동안 관객들은 그저 빌리표 보사노바 리듬에 취해 그의 무대를 즐겼다.
'옥시토신'(Oxytocin (COPYCAT)), '일로밀로'(ilomilo) 등으로 열탕 같이 뜨거운 무대를 선보이는가 하면, 이내 기타 연주를 함께 하며 '유어 파워'(Your Power (with Finneas))를 선보여 어쿠스틱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또 '더 30TH'(The 30th)에선 흔들리는 숨소리까지 음악으로 느껴질 정도로 처연한 라이브를 들려주는가 하면, 곧바로 '벨리야크 오션 아이즈'(bellyache | Ocean Eyes)를 선보이는 반전 선곡을 보여줬다.
빌리 아일리시. 사진|현대카드
어린 빌리 아일리시의 모습이 풍성하게 담겨 팬들을 절로 미소 짓게 한 '겟잉 올더'(Getting Older), 양갈래 머리를 풀고 등장해 한층 록스타다운 무대를 이어간 '로스트 커즈'(Lost Cause). 이 외에도 '웬 더 파티스 오버'(when the party's over), '올 더 굿 걸스 고 투 헬'(all the good girls go to hell), '에브리씽 아이 원티드'(everything i wanted)까지 쉼 없이 명곡 퍼레이드가 이어졌다.특히 광복절 공연인 만큼 빌리 아일리시가 이와 관련한 퍼포먼스를 펼칠 것인지에 대한 반신반의 기대가 있었던 바, 빌리 아일리시는 이에 화답하듯 '로스트 커즈' 무대 중간 관객이 건넨 태극기를 올려들어 보이는 퍼포먼스를 선보여 객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공연 말미 빌리 아일리시는 "서울에서 다시 만나 너무나 행복했다. 잊지 못할 좋은 기억을 주셔서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거듭 사랑한다는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서 '배드 가이'(bad guy)와 '해피어 댄 에버'(Happier Than Ever)로 마지막까지 뜨거운 무대를 이어갔다.
모든 무대를 마친 뒤 돌출무대 끝까지 뛰어 나온 빌리 아일리시는 90도 폴더 인사와 함께 다시 한 번 태극기를 들어 올렸다. 태극기를 손에 쥔 채 팬들에게 손인사를 건넨 그의 손엔 무대를 떠나는 순간까지도 태극기가 꼭 쥐어져 있었다.
무대 마지막 순간까지 떼창과 함성이 가득했던 95분의 마법이었다. 곡이 끝날 때마다 "가슴이 웅장해진다"는 어느 팬의 소회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팝스타'라는 흔한 표현엔 그의 내공을 담을 수 없다. 단지 그래미가 택했기 때문이 아닌, 그 자체로 빛이 나는 '작은 거인', '거장' 빌리 아일리시다.
저 작은 체구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의 원천은 무엇일까. 빌리 아일리시의 공연을 보고 난 뒤 비로소 든 의문의 답은, 아직 찾지 못했다. 그의 다음 내한 공연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공연 중간 영상을 통해 '세이브 더 어쓰' 피켓을 띄운 빌리 아일리시의 뜻에 따라, 이날 콘서트 티켓 판매 수익 일부는 환경단체 리버브(REVERB)에 기부돼 환경오염으로 인한 기후변화 해결에 사용될 예정이다.
빌리 아일리시. 사진|현대카드
빌리 아일리시는 2019년 발표한 첫번째 정규 앨범 '웬 위 올 폴 어슬립, 웨얼 두 위 고?(WHEN WE ALL FALL ASLEEP, WHERE DO WE GO?)로 2020년 제62회 그래미 어워드에서 그래미 역사상 최연소 아티스트로서 ‘최우수 신인상 올해의 레코드 올해의 노래 올해의 앨범 등 주요 4개 부문 포함, 총 5관왕에 올라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2021년 그래미에서는 2관왕을 기록했다.[박세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