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기 예·적금에 돈 몰린다…한 달여 만에 34조원 불어
입력 2022-08-14 18:00  | 수정 2022-08-14 19:16
은행으로 시중자금이 몰리면서 5대 은행 정기 예·적금이 한 달여 만에 34조원이나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사상 처음 '빅스텝'(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을 밟은 뒤 은행권 수신(예금) 금리가 뛴 영향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 11일 기준 718조9050억원으로 7월 말보다 6조4599억원 증가했다. 정기적금 잔액도 38조5228억원으로 같은 기간 4061억원 늘었다. 지난달에도 5대 은행 정기 예·적금이 28조56억원 불어난 것을 고려하면 불과 40일 사이에 34조원 이상 급증한 셈이다. 이는 올 상반기 6개월간 유입된 자금(32조5236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그만큼 한은의 빅스텝 효과가 컸다는 의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달 13일 한은의 빅스텝 이후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졌다"면서 "예·적금 금리가 4~5%대까지 오르고 은행들이 특판 상품을 내놓으면서 고금리 적금을 일일이 찾아 가입하는 고객도 늘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빅스텝 직후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즉각 최대 0.9%포인트 인상했다. 이날 기준 전국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5대 은행이 판매하는 1년 만기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우대 적용 단리 기준) 상단은 각각 3.60%, 5.50%였다.

정기 예·적금과는 대조적으로,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되는 은행 요구불예금은 줄어들고 있다. 5대 은행 요구불예금은 7월 한 달간 36조6033억원 줄었고, 이달에도 11일까지 12조464억원이 더 빠져나가 661조3138억원을 기록했다. 증시 주변 자금도 11일 기준 167조504억원 수준으로 7월 초보다 2조2509억원 줄었다.
증시 주변 자금은 투자자 예탁금(54조7873억원), 파생상품거래 예수금(12조3542억원), 환매조건부채권(RP·80조4046억원), 위탁매매 미수금(2099억원), 신용거래융자 잔액(19조2109억원), 신용 대주 잔액(833억원)을 합한 것이다.
대출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가계대출 잔액도 연일 감소세다. 11일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96조6191억원으로 6월 말(699조6521억원)과 비교해 3조330억원이나 줄었다.
[신찬옥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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