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우영우' 문화재 관람료 징수 사건, 현실 판결은?
입력 2022-08-11 11:24 
`우영우` 속 황지사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 장면. 사진| ENA 방송화면 캡처
인기 드라마 '우영우'에서 문화재 관람료 징수 사건을 다루며 모티브가 된 지리산 천은사 통행료 갈등이 재조명 됐다.
지난 10일 방송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는 사찰이 도로를 막고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한 사건을 다뤘다.
이날 우영우(박은빈 분) 변호사는 제주도 한백산에 위치한 사찰 황지사가 문화재 관람객이 아닌 통행객들에게도 문화재 관람료를 징수한 데 반발한 의뢰인의 사건을 맡았다. 관람료 3000원을 돌려달라는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을 준비하기 위해 우영우는 정명석(강기영 분), 최수연(하윤경 분), 권민우(주종혁 분), 이준호(강태오 분) 등 법무법인 한바다 멤버들과 현장 답사를 떠났다.
`우영우` 속 황지사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 장면. 사진| ENA 방송화면 캡처

황지사는 사찰 바로 앞이 아닌 멀리 떨어져 있는 도로에 매표소를 만들어놓고 지나는 사람들에게 막무가내로 통행료를 징수하고 있었다. 우영우가 "문화재 관람객이 아니다"라고 주장하며 부당하다고 했으나 불법 U턴을 하지 않고서는 돌아갈 수조차 없는 길목이라 어쩔 수 없이 관람료를 지불했다. 이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재판에 사용했다.
황지사 측은 "지방도 3008호선은 황내사 경내지"라며 "1988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황지사 일대를 편하게 관광할 수 있도록 만든 관광목적의 도로"라며 관람료 징수 정당성을 주장했다.
'우영우' 측에 따르면 이 에피소드는 지리산 천은사 통행료 갈등을 모티브로 했다. 천은사 등 전남 동부권 사찰들을 관장하는 화엄사 측은 통행료를 징수하게 된 과정과, 무료로 개방하게 된 이유 등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제작진 측 설득에 제주 촬영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은사는 1987년부터 국립공원 입장료와 함께 관람료를 받았다. 2007년 국립공원 입장료가 폐지된 이후에도 관람료를 계속 징수했다. 매표소가 있던 지방도 861호선은 지리산 노고단을 가기 위해 반드시 지나야 하는 도로다. 이에 노고단 방문객들은 천은사를 방문할 의사가 없어도 관람료를 내야 했다.
갈등은 꾸준히 이어졌고,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이 진행되기도 했다. 지난 2002년 대법원은 관람료 1000원을 돌려 주라는 판결을 내렸으나 천은사 측은 징수를 계속했다. 2013년 등반객 74명이 낸 통해 방해 금지, 문화재 관람료 반환 및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광주고법은 당시 관람료 1600원뿐 아니라 위자료 1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 판결의 효력은 당사자에게만 적용돼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았다. 법원은 또 "천은사가 구례~남원 지방도(861호) 차량 통행을 방해할 때마다 100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하며 지방도 차량 통행 방해 금지 명령을 내렸으나 개선되지 않았다.
`우영우` 속 황지사의 문화재 관람료 징수 장면. 사진| ENA 방송화면 캡처

당시 천은사 측은 통행료를 받는 이유로 노고단으로 이어지는 지방도의 소유자가 천은사라고 주장했다. 또 그 일대가 국립공원이 되면서 땅을 개발하거나 팔 수 없어 통행료를 받아 공원문화유산지구 자연환경과 문화재 관리에 필요한 돈을 충당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천은사와 관람객의 마찰은 2019년에야 종지부를 찍었다. 당시 천은사와 환경부, 문화재청, 전라남도, 화엄사, 한국농어촌공사, 국립공원관리공단 등 8개 기관이 천은사의 통행료를 폐지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하면서 32년만에 통행료 징수가 종료됐다.
'우영우' 속 사건 결말은 11일 오후 9시 방송분에서 결말이 공개된다. 천은사 사건과 비슷한 방식으로 매듭 지어질지 주목된다.
[김소연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