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직격탄을 맞았던 급식 및 식자재 유통 대기업들이 실적에서 빠른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사업구조를 수익성 위주로 적극 재편한데다 재택근무 축소와 대면 수업 재개 등으로 급식시장이 되살아난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 실적 얼마나 좋아졌나
1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프레시웨이는 올해 2분이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1.7% 늘어난 346억원을 올렸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5.2%, 84% 뛴 7209억원, 242억원으로 집계됐다. CJ프레시웨이 분기 매출이 7000억원을 넘긴 것은 지난 2019년 4분기 이후 3년 만이다.
신세계푸드는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85억4400만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3537억2600만원으로 6.6%, 순이익은 71억9300만원으로 23.5% 각각 늘었다.
오는 12일 2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현대그린푸드 역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관련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고 단체급식 단가 인상 등으로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 리오프닝 효과·급식 거래 확대 등 영향
서울 마포구 상암동 CJ프레시웨이 본사 구내식당에서 직원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출처 = CJ프레시웨이]
대형 급식 및 식사재 업체들의 실적이 회복된 데에는 지난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시점부터 외식 경기가 되살아난 영향이 크다. 또 재택근무가 축소되고 대면 수업 재개로 급식 거래 확대가 이뤄진 점을 꼽을 수 있다.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외식산업 경기전망지수는 90.99로, 코로나19 이후 처음으로 90대를 넘었다. 외식산업 경기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최근 3개월(현재)과 향후 3개월(미래)의 외식업계의 매출, 경기 체감 현황·전망을 조사해 지수화한 것을 말한다.
한 급식 및 식자재 업체 관계자는 "지난 4월부터 거리두기 완화로 외식 경기가 다시 살아나는 등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본격화 되면서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른바 '런치플레이션'으로 점심값을 아끼려는 직장인들이 구내식당을 즐겨 찾으며 관련 기업들은 내부적으로 고무돼 있는 분위기다.
◆ 대기업 단체급식 일감 개방 조치에 컸던 우려
현대그린푸드가 운영중인 서울 영등포구의 단체급식 사업장 전경 [사진 출처 = 현대그린푸드]
대기업 계열 급식업체들은 당초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받은 것도 문제였지만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발표한 '대기업 단체급식 일감 개방' 조치로 인한 우려가 컸던 게 사실이다.대기업 계열 급식업체들은 그 동안 그룹 내 계열사 단체급식을 수의 계약으로 수주해왔다. 지난해 공정위에서 이같은 계약 방식에 제동을 걸자 수익 악화가 우려됐다.
하지만 이들 업체는 발빠르게 해외 수주 및 레저 사업장 진출 확대 등으로 수익 다각화를 시도했고 그 결과 실적 개선을 이루고 있다.
일례로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의 종합식품기업인 현대그린푸드는 지난 2011년 중동지역을 시작으로 10년 간 쌓아온 단체급식 역량을 활용해 올해 미국·이라크 등으로 진출 국가를 확대했다.
신세계푸드가 지난달 15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오픈한 국내 최초 식물성 정육 델리 '더 베러'. [사진 출처 = 신세계푸드]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올해 미국, 이라크를 포함해 진출 국가를 7개국으로 확대하고, 사업장수도 지난해 50여 곳에서 70여 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범 LG가(家) 급식업체인 아워홈의 경우 올해 3월 이후 현재까지 중국 사업장 3곳과 베트남 사업장 8곳의 단체급식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이밖에 CJ프레시웨이와 삼성웰스토리의 경우 골프장 등의 식음 사업장 운영수를 늘렸고, 신세계푸드는 고급 아파트 입주민을 대상으로 한 케이터링 서비스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단 국내 학교나 기업체의 단체급식 뿐 아니라 다양한 특화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하다"며 "대기업 단체급식 일감 개방에 따라 생긴 급식업체들 간 변화가 반영되는 올 하반기 실적도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방영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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