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육사 친필 편지·엽서, 문화재 된다

시 '청포도'와 '광야'로 유명한 민족시인이자 독립운동가 이육사(본명 이원록·1904∼1944)가 친필로 쓴 편지와 엽서가 국가등록문화재가 된다.
문화재청은 이육사가 친척과 친구에게 보낸 친필 편지와 엽서 등 총 4점을 '이육사 친필 편지 및 엽서'라는 명칭으로 국가등록문화재로 올릴 예정이라고 11일 밝혔다.
육사는 의열단 등 독립운동 단체에서 활동하다 장진홍의 조선은행 폭파사건에 연루돼 3년간 옥고를 치렀다. 당시 수인번호 264를 따서 호를 육사라 지었다. 중국 베이징대학 재학시 중국 대문호 루쉰과도 교류했고 일제강점기 신문과 잡지에 글을 발표하며 항일 민족정신을 고취했다. 1944년 중국 베이징 일본총영사관 감옥에서 순국했다.
경북 안동 이육사문학관이 소장해 온 편지와 엽서는 육사의 인간적 면모와 당시 생활상 등을 엿볼 수 있어 귀중한 가치를 지닌다.

육사가 이원봉에게 보낸 우편엽서(앞) [사진 제공 = 문화재청]

친족인 이상하에게 보낸 한문 편지는 육사가 중외일보 대구지국에서 근무하던 1930년 6월 6일자 소인이 찍혔고 발신인에 육사가 작품을 발표할 때 썼던 '활'(活)이라 적혔다. 1931년 11월 또 다른 친족 이원봉에게 보낸 엽서에는 그리워하는 애틋한 마음이, 1936년 7월 친구인 시인 신석초(본명 신응식)에 보낸 엽서에는 두 사람의 우정이 담겨있다.

육사가 신석초에게 보낸 우편엽서(뒤) [사진 제공 = 문화재청]

아울러 문화재청은 1921년 건립된 후 독립운동과 사회계몽 활동이 이뤄진 주요 장소였던 옛 천도교 중앙총부 본관도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 종로구 천도교 중앙대교당과 함께 건립된 천도교 중앙총부 본관은 1969년 도시 개발 사업으로 철거 위기에 놓이자 1970년 강북구 우이동 천도교 봉황각 옆으로 이전했다. 당대 건축술의 한계와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민족 종교 활동 및 민족 운동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어 역사성이 인정된다는 설명이다.
이번에 등록 예고된 이육사의 친필 편지 등은 30일간 각종 의견을 수렴하고 문화재위원회의 심의 검토를 거쳐 문화재 등록이 확정된다.
[이한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