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프랑스 센강 벨루가 이송 중 끝내 숨져 '호흡 곤란으로 안락사'
입력 2022-08-11 08:51  | 수정 2022-11-09 09:05
수의사 "이동 중 공기 부족으로 벨루가가 눈에 띄게 고통스러워해"

프랑스 센강으로 흘러들어와 많은 이들의 걱정을 샀던 벨루가(흰고래)가 현지 시각 10일 바다로 돌려보내기 위한 구조 및 이송 작업 중 숨졌습니다.

프랑스 북부 칼바도스 주 당국은 페이스북에 "전례를 찾아볼 수 없는 구조 작전을 펼치던 중 고래가 죽었다는 소식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전한다"며 수의사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는 영상을 함께 게재했습니다.

수의사에 따르면 파리에서 서쪽으로 70km가량 떨어진 생피에르라가렌 수문에 갇혀 있던 벨루가는 염수 유입 유역으로 옮겨 비타민 등을 투약해 치료한 후 바다로 돌려보내질 예정이었지만 이송 중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 소생 가망이 없다고 판단돼 안락사됐습니다.



길이 4m, 무게 800k의 벨루가를 구하기 위해 수의사, 잠수부, 소방대원, 경찰 등 수십 명에 달하는 구조대가 전날 저녁부터 새벽까지 크레인 등을 동원해 벨루가를 물 밖으로 꺼냈습니다. 벨루가에게 알맞은 온도와 습도를 맞추기 위해 전문가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구조 작전을 펼쳤습니다.

물 밖으로 나와 수의사에게 건강검진을 마친 벨루가는 특수 냉장 트럭으로 옮겨져 느린 속도로 항구로 이동하던 중 호흡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수의사 플로랑스 올리베 쿠르투아는 "이동하던 중 공기가 부족해 벨루가가 눈에 띄게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보고 안락사를 결정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2일 센강에서 처음 발견된 벨루가는 앙상한 뼈가 보일 정도로 영양실조 상태였으나 먹이를 줘도 먹지 않아 안타까움을 샀습니다. 구조 활동을 도왔던 환경단체 시셰퍼드 프랑스지부는 벨루가가 전염병에 걸렸다는 징후는 없었으나 소화기관 활동이 멈춰 음식을 먹지 않았던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주로 북극해에 서식하는 벨루가가 가을철에 먹이를 찾으러 남쪽으로 내려오기도 하지만 굉장히 드문 사례입니다. 현재 프랑스와 가장 가까운 벨루가 서식지는 센강에서 3,000km가량 떨어진 노르웨이 북쪽 스발바르 제도입니다.

[디지털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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