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10분 만에 물 다 빠져"…'강남 슈퍼맨' 이어 등장한 '의정부 아저씨'
입력 2022-08-10 11:56  | 수정 2022-08-10 12:13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배수로의 중요성 알게 됐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 빗물받이에 쓰레기 차 있으면 침수 3배 빨라

연일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경기도 의정부에서 한 중년 남성이 나타나 배수로를 뚫은 사연이 온라인을 달궜습니다.

오늘 온라인상에선 '동네 배수로 뚫어주신 아저씨'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퍼졌습니다. 이를 최초 제보한 A씨는 전날 운동을 마치고 집에 가려고 밖을 보니 도로가 물바다가 됐다며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A씨는 "한 시간도 안 되는 새 물에 잠겨서 근처 상가까지 물이 넘치고 난리가 났다"면서 "물에 잠긴 도로가 500m는 넘는데, 배수로가 막히니 30분 정도 만에 사람들 무릎까지 (물이) 차오른 상황이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의정부 용현동의 한 도로가 흙탕물로 잠긴 모습이 담겨 있었습니다. 도로가 침수돼 인도와 차도의 구분이 없는 위험한 상황으로, 차들은 바퀴가 물에 잠긴 채 운행하고 있었습니다. 또 시민들은 바지를 걷어올린 채 물살을 가로질렀습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이때 남성이 배수로 앞으로 갔다고 했습니다. A씨에 따르면 그는 맨손으로 배수로를 막고 있던 쓰레기를 치우기 시작했습니다. 이 모습을 목격한 A씨는 "어디선가 아저씨가 나와서 쭈그리고 앉아 배수로에서 쓰레기를 마구마구 뽑았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그랬더니 어느 아주머니가 쓰레기를 버릴 수 있게 종량제봉투를 가져와서 옆에서 도왔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아저씨가 배수로를 뚫으니까 10분도 안 돼서 그 많던 물이 다 빠졌다"며 "배수로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가 목격한 남성은 물이 빠진 이후에도 자리를 바로 뜨지 않았다고 합니다. A씨는 "아저씨는 끝까지 남아서 물이 다 빠질 때까지 있었다"며 "물이 막히면 다시 뚫는 걸 반복하다가 떠났다"고 말했습니다.

또 "막혔던 배수로를 보니 담배꽁초와 관련한 말이 많던데 주로 낙엽과 비닐 종류의 쓰레기가 많았다"며 "하마터면 물이 계속 고여 더 깊게 잠겨서 많은 피해를 볼 수 있었는데 아저씨 덕분에 주변 상인들과 주택의 차량 주인들이 안심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끝으로 A씨는 "최근 강남 영웅 아저씨를 보고 감동했는데, 우리 동네에도 멋진 아저씨가 있다"며 "참 고마운 분"이라고 감사를 표했습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해당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하나같이 영웅들은 활약 후 말도 없이 떠난다. 정말 멋있다" "슈퍼히어로다" "종량제 봉투 가져온 아주머니도 멋지다" "배수로에 쓰레기 버리지 말아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한편,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 따르면 시간당 100㎜의 집중호우 상황에서 빗물받이에 쓰레기가 차 있으면 침수가 3배 가까이 빠르게 진행됩니다. 또 빗물받이가 3분의 2 정도 덮여 있으면 침수 면적은 최대 3배 넓어지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디지털뉴스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