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힘 내홍 절정에…목소리 커지는 홍준표
입력 2022-08-06 09:00  | 수정 2022-08-07 09:08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달 29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2022년 대구 청소년참여기구 연합 워크숍`에서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 제공 = 대구시]

여의도에서 벗어나 '보수의 심장'으로 하방한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중앙 정치에 훈수를 두기 시작했다.
홍 시장은 윤석열 정부 국정 운영에 뒷받침이 되어야 할 여당이 계속해서 분열하자 쓴소리하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연이은 홍 시장의 '직언'에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행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홍 시장은 '지방자치단체장' 중 유일하게 중앙정치에 회초리를 들고 있다. 대구로 '하방'했지만, 과거 국회의원 시절 '보수 사이다'로 통했던 만큼 훈수는 멈추지 않는 모습이다.
홍 시장은 자신이 개설한 청년 정치 커뮤니티 플랫폼 '청년의꿈'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서 소신을 밝히고 있다. 홍 시장이 올린 게시물을 살펴보면 중앙 정치와 관련된 글들이 대다수다.

홍 시장의 직언은 지난 6월 말부터 시작됐다. '김건희 여사 리스크', '이준석 대표 윤리위 징계', '국민의힘 내홍'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홍 시장의 훈수는 여름휴가를 보내는 중에도 계속됐다. 지난 1일 휴가를 떠난 홍 시장은 끊임없이 당 내홍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는 데 대해 "왜 자꾸 꼼수로 돌파하려고 하는지 안타깝다"며 "이준석 대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당까지 혼란으로 밀어 넣어서야 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다음 날인 3일 덕유산 설천봉 정상에 오른 홍 시장은 안개가 자욱하게 낀 사진 한 장을 첨부하며 "안개로 아무것도 볼 수 없다. 요즘 우리 당 같다"고 적었다. 홍 시장은 같은 날 해바라기밭으로 보이는 곳에서 찍은 사진과 함께 "활짝 핀 해바라기처럼 나라도 당도 이랬으면"이라는 게시글을 올리기도 했다.
홍 시장은 5일 돌연 이 대표를 향해 "좀 더 성숙해서 돌아오라"며 충고하기도 했다. 장외에서 계속 설전을 펼치는 이 대표의 태도에 '중재'하기 어렵다며 비판한 것이다.
홍 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 대표가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징계당하고 밖에서 당과 대통령에 대해 공격하는 양상은 사상 초유의 사태로 꼭 지난 박근혜 탄핵 때를 연상시킨다"며 "이미 이준석 대표는 정치적으로 당 대표 복귀가 어렵게 되었다. 자중하시고 사법절차에만 전념하시라고 그렇게도 말씀드렸건만 그걸 참지 못하고 사사건건 극언으로 대응한 것은 크나큰 잘못"이라고 직격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5일 동인동 청사에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 연합뉴스]
이같은 홍 시장의 행보에 대해 '전략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홍 시장의 메시지를 보면 윤 대통령을 옹호하는 동시 중앙 정치에 쓴소리하며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진 대통령리더십 연구원장은 이날 매경닷컴과의 통화에서 "홍 시장의 쓴소리를 '대권행보'라고 단정 짓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한 번 이상 대권에 도전했던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게 대선을 향한 메시지를 내놓는다"고 말했다. 최 원장은 "홍 시장이 최근 윤 대통령과 관련 우호적인 멘트를 많이 하는 데 용이한 행보"라며 "가뜩이나 어려운 윤 정부를 보호하고 방어해주는 발언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중도·보수층을 포옹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홍 시장의 발언은 여당과 정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덕호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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