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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C 새 CIO에 이훈 미래전략본부장
입력 2022-08-04 10:32  | 수정 2022-08-04 16:40

대한민국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의 새 투자운용부문장(CIO)에 이훈 현 KIC 미래전략본부장(상무)이 사실상 선임됐다. 최근 KIC의 핵심 투자인력 유출이 이어지자 조직안정에 방점을 두고 내부 인사를 승진하는 인선을 단행한 것으로 보인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KIC CIO 최종 후보인 이훈 본부장에 대한 인사검증을 마무리하고 이날 결과를 KIC측에 통보했다. KIC측은 이르면 이번주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본부장을 새 CIO로 선임하는 인선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 신임 CIO는 1969년생으로 한국투자증권 스몰캡팀장을 거쳐 2014년 KIC가 리서치센터 설립 당시 KIC로 이직했다. 이후 KIC 자산배분팀장과 운용전략본부장 역임 후 지난해 8월부터 미래전략본부장을 지냈다. 설립(2005년) 후 17년이 지난 KIC에서 8년을 지낸 내부출신 인사다.
KIC CIO직에 내부출신 인사가 선임된 건 이번이 두번째다. 앞서 2012년 현재 AIIB(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민간투자국장인 이동익 당시 대체운용실장이 CIO가 됐다.

KIC가 내부출신 인사를 새 CIO로 임명한 배경에는 현재 KIC 상황과 무관치 않아보인다. KIC내 대체투자의 주요 영역인 부동산투자실장이 9개월째 공석인데다 최근 사모주식투자실장이 퇴사하는 등 핵심 투자인력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현 윤석열 정부가 KDB산업은행은 물론이고 KIC의 지방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즉 KIC 입장에서 내부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고 조직을 수습하는 한편 대내외 불확실성에서 수익률을 높이는데 내부 인사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셈이다.
KIC 출신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직원들 사기와 인력유출 방지 차원에서 내부 출신을 CIO로 선임한 것 같다"며 "현 진승호 사장 취임 이후 지난해 8월 단행한 조직개편에서 역할이 확대된 조직이 미래전략본부인데 해당 조직의 본부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진 사장에게도 신임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KIC CIO직군에는 전직 연기금·공제회 CIO와 자산운용사 임원, 외국계 증권사 대표 등 10명 안팎의 투자업계의 중량급 인사가 대거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다. 최종 후보군(2명)에 올랐으나 고배를 마신 한 전직 연기금·공제회 CIO는 자산운용사에서는 물론이고 연기금·공제회에서도 실력을 입증하며 유력 후보로 꼽혔다. KIC CIO 출신 한 인사는 "이훈 본부장은 전통자산 투자에서, 또다른 후보는 대체투자 영역에서 강점이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이훈 본부장이 CIO 경험이 없고 상대적으로 나이가 어린데도 새 CIO로 선임된데는 KIC의 현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KIC에서 두번째 내부출신 CIO가 선임되며 올해 하반기 예정된 연기금 CIO 직군 인선 중 최대 관심사로 꼽히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CIO) 인선에 내부출신 인사의 선임여부 등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연금의 경우 2016년말 전주 이전 이후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으며 KIC에 앞서 내부직원의 사기 저하가 뚜렷한 상황이다. KIC와 달리 국민연금의 한 투자부문을 책임지는 고위직인 실장급 인사가 바로 CIO로 간 사례가 전무하다. 현 안효준 국민연금 CIO의 경우도 주식운용실장(2013년)을 끝으로 5년간의 민간 회사 근무후 2018년 CIO로 선임됐다.
그러나 상당수 주요 국부펀드·연기금의 경우는 능력이 검증된 인사의 내부 승진이 일반적이다. 한 연기금 CIO 출신 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민연금의 실장급 이하 주요 운용역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미래가 뻔히 보이는데 국민연금에 남아 있겠냐"며 "국민연금과 KIC 등 우리나라 주요 기관투자자의 내부역량이 많이 올라온 만큼 내부출신이 CIO가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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