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경찰, '모델 8명 집단성폭행' 용의자 불법광부 104명 체포

성폭행 저지른 '20명 괴한' 불법광부로 추정돼
이민법 위반 혐의로 대규모 체포 단행…DNA검사로 용의자 특정할 것

지난달 말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던 여성 모델 8명이 집단으로 성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졌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해당 사건의 용의자로 추정되는 불법 이주민 104명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3일(현지시간) 현지 보도채널 eNCA는 경찰이 '자마자마스'(불법 광부) 중 해당 사건의 용의자들이 포함돼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대규모 검거를 단행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자마자마스'는 남아공 현지에서 정부의 눈을 피해 불법으로 근무하는 광부들을 일컫는 말로, 이들 중 대부분은 불법 이민자들입니다. eNCA의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우선 이민 서류가 없는 이들을 이민법 위반 혐의로 잡아들였고, 이후 이들을 대상으로 사건 용의자를 특정하기 위한 DNA 검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번에 체포된 이들은 지난달 28일 요하네스버그 서쪽에 있는 크루거스도르프의 폐광 지역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던 모델 8명을 집단 성폭행한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고 있습니다. 당시 모델들은 약 20명의 괴한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했고, 촬영 스태프들은 장비와 소지품을 강탈당했습니다.

모델들에 촬영 스태프들까지 다수가 동행한 자리에서 이같은 사건이 벌어지자 남아공 내 여론은 치안에 대한 불안과 경찰에 대한 불신으로 들끓었고, 결국 여론을 의식한 경찰은 신속히 이번 대규모 검거를 감행하게 됐습니다. 남아공 경찰이 이처럼 신속하게 사건에 대응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경우라는 게 현지 반응입니다.

경찰이 사건에 적극 대응한 데는 성난 민심 외에도 '불법 이민자 단속'이라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자마자마스'는 이전부터 현지 여성들을 대상으로 성폭행과 구타 등 범죄를 일삼아와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했습니다. 여기에 코로나19라는 팬데믹의 유행으로 실업률이 34.5%까지 치솟자, 남아공 국민들의 '자마자마스'들에 대한 반감은 더욱 커졌고, 경찰 역시 불법 이민자 단속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졌습니다.

한편 이날 크루거스도르프 치안법원에는 전체 용의자 중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60명이 출두했습니다. 이들은 지난 1일에도 법원에 출두했으나, 신원 확인과 변호사 선정에 어려움이 있어 일정이 연기된 탓에 이날 다시 법원을 찾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러나 이날도 변호사 선정 절차는 계획대로 마쳐졌으나, 신원 확인엔 여전히 어려움이 있어 법원 출석이 재연기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