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김주하의 '그런데'] 3만 원 치킨시대 '유감'
입력 2022-08-03 19:49  | 수정 2022-08-03 19:51
지난해 도쿄올림픽에서 여자 배구 4강 신화를 이끈 김연경 선수는 귀국 당시 가장 먹고 싶은 음식으로 '이것'을 꼽았습니다.

'샤워하고 씻고 치킨을 시켜 먹을 예정입니다. 혼자 치킨 시켜 먹을 거고요.'

우리나라 사람들의 치킨 사랑은 지극하죠. '치맥의 성지'라 불리는 대구에서는 한 해 100만 명 이상이 찾는 '치맥 페스티벌'이 열릴 정돕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치킨을 월평균 2~3회 정도 먹습니다. 배달 음식을 애용하는 사람들이 자주 시켜 먹는 메뉴 1위도 치킨입니다.

'우리 담탱이(담임선생님)가 그러데. '치킨은 서민이다.' 가격이 안 올랐으면 좋겠어. 아빠한테 얻어먹는 거 안 미안하게.'

그런데 이 국민 간식이 서민에게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주요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가격을 6~13%까지 올리면서 치킨 한 마리에 2만 원을 훌쩍 넘었고, 여기에 음료값과 배달비까지 더하면 3만 원을 넘는 경우가 허다해졌거든요.

지난해 프랜차이즈 치킨 업계는 전년 대비 최대 29% 매출액이 늘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이젠 가격을 올리지 않은 나머지 업계도 원재료 값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시선은 싸늘하죠. 온라인에선 프랜차이즈 치킨 불매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고, 마트에선 한 마리에 만 원이 안 되는 치킨이 등장해 인기입니다.

12년 한 마트가 5천 원대 치킨을 판매했을 때는 대형마트가 골목상권을 침해했다며 비판을 받았었는데, 지금은 '치킨값 3만 원 시대, 소비자는 선택할 권리가 있다.'라며 분위기가 완전히 다르거든요.


노벨상 경제학상을 받은 제임스 뷰캐넌은 신뢰를 바탕으로 사회 발전과 부를 창출하는 '도덕 자본'을 강조했습니다.

과거 5천 원대 치킨을 마트에서 못 팔게 했던 한국프랜차이즈협회에 묻고 싶습니다. 지금도 그때처럼 반대할 수 있으신지요. 푹푹 찌는 폭염 속에 말복은 다가오고 있습니다.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3만 원 치킨시대 '유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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