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더위 식혀주는 손풍기가 암 유발?…정부 "인체에 안전"
입력 2022-08-01 16:32 
지난달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열린 휴대용 목·손선풍기 전자파 문제 조사보고서 발표 기자회견에서 최예용 환경보건시민센터 소장이 손선풍기의 전자파를 측정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목에 걸어 쓰는 형태의 휴대용 선풍기, 이른바 '손풍기'에서 세계보건기구(WHO) 발암유발기준 이상의 전자파가 발생한다는 시민단체의 주장과 관련해 정부가 검증에 나섰다. 손풍기의 전자파 측정 결과 인체에 영향을 미칠 만큼의 수준이 아니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일 시중에 유통 중인 휴대용 손·목 선풍기(목선풍기 9대·손선풍기 11대)에 대한 전자파 측정 결과 제품 모두 인체보호기준을 충족했다고 발표했다.
과기정통부는 "휴대용 목·손선풍기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국제적으로 권고된 인체보호기준의 2.2~37% 수준으로 나타나 인체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환경보건시민센터는 지난달 26일 서울의 대형할인마트와 전자제품 전문판매점, 서점 등에서 10종 휴대용 선풍기를 구입해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목 선풍기 4종에서 '평균 188.77mG(밀리가우스), 최대 421.2mG', 손 선풍기 6종에서 '평균 464.44mG, 최대 1289mG'의 전자파가 측정됐다고 밝혔다.

센터는 WHO(세계보건기구) 국제암연구소(IARC)가 전자파를 '2B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4mG를 기준으로 정했다는 점을 소개하며, 휴대용 선풍기가 모두 이 기준을 초과했다고 주장했다. 2B군은 발암 가능성은 있으나 인체 발암성의 증거가 제한적이고, 동물실험에서도 발암성의 증거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이에 과기정통부는 "국민의 전자파 불안 해소"를 위해 문제가 된 제품 10종을 포함해 총 20종을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표준 절차에 따라 검증했다. 그 결과 센터가 문제 삼은 10종의 제품은 국제기준의 6.7∼37%, 과기정통부가 추가 검증한 10개는 2.2∼34.8% 수준으로 인체에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과기정통부는 환경보건시민센터의 전자파 측정법이 국제표준 측정 조건과 달라 신뢰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민단체에서 사용한 계측기는 선풍기 모터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주파수를 구분하여 측정할 수 없고, 전자파 측정 안테나 크기도 국제표준 조건에 크게 미달하는 등 정확한 측정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환경보건시민센터에서 유해성의 기준으로 내세웠던 4mG 수치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다고 했다.
김남 충북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 "시민단체에서 기준으로 활용한 4mG(밀리가우스·전자파 세기 단위)는 소아백혈병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연구결과 중 하나"라며 "인체보호기준은 세계보건기구의 권고에 따라 대부분 국가가 채택하고 있는 국제비전리복사보호위원회(ICNIRP) 기준을 따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ICNIRP에 따르면 주파수별 전자파 인체보호 기준은 30㎐의 경우 1666mG, 60㎐는 833mG, 200㎐는 250mG, 800㎐는 62.5mG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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