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탄 커피 먹인 후 내기 골프…6천만원 뜯어낸 일당 구속

내기골프를 치자며 커피에 향정신성의약품을 타 지인에게 수천만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구속됐다.
28일 전북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50대 A씨 등 2명을 구속하고 B씨 등 2명을 불구속해 송치했다고 밝혔다.
A씨는 평소 골프를 함께 치던 지인 C씨에게 "판을 크게 벌여서 내기골프를 치자"고 제안했다. 충청지역 폭력조직원인 A씨와 피해자인 C씨는 10년지기 친구 사이로 전해졌다. A씨와 C씨는 한타당 30만원씩 판돈을 걸기로 했다.
범행 당일인 지난 4월 8일 A씨는 전북 익산의 한 골프장에서 B씨 등 다른 3명과 공모해 라운딩에 들어가기에 앞서 C씨에게 마약성 신경안정제인 로라제팜을 탄 커피를 마시게 했다. 공범인 B씨 등은 C씨가 골프장 내 음식점에서 아침식사를 하지 않고 골프 연습을 하는 사이 커피에 마약성 신경안정제를 섞었다.
C씨는 무기력함 등을 느끼고 골프를 치지 않겠다고 했지만 A씨 등 일당은 안 된다며 진통제와 얼음물을 건네며 골프를 끝까지 치게했다. 결국 피해자 C씨는 내기골프에서 5500만원을 잃었다. 당초 한타당 30만원이던 판돈은 후반 홀에서 최대 200만원까지 올랐다. C씨는 골프장에 현금 3000만원을 준비해갔지만 이 돈을 모두 잃고 A씨에게 2500만원의 빚을 지기도 했다.
이후 C씨는 경찰에 이들을 신고해고 C씨의 소변 검사 결과 마약 양성 반응이 나왔다. A씨 일당 중 한명의 차에서는 같은 성분의 약물이 발견됐다. 일당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통해 사전에 범행을 공모한 정황도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를 신고를 받고 수사에 나섰고, 골프장에서 커피에 약물을 타는 영상 등을 확보했다"라며 "범행을 계획하는 등 죄질이 중하다고 보고 가담 정도가 가장 큰 2명을 구속해 송치했다"라고 밝혔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