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캐리백' 유해물질 기준 왜 없었을까

피부 접촉 여부에 따라 적용 기준 차이
'기타 제품류' 가방·쿠션 등 안전요건 미적용

스타벅스 코리아가 고객 증정품인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됐다고 공식 확인했습니다.

사과문에서 "서머 캐리백은 직접 착용하지 않는 가방·쿠션·방석 또는 커튼과 함께 '기타 제품류'로 분류돼 유해물질 안전요건 대상 제품으로 적용되지 않아 관련한 기준이 존재하지 않았던 점"을 자체 의뢰한 시험 결과 수치의 의미를 해석하는데 시일이 지체된 배경으로 설명했습니다.

가정용 섬유제품에 대한 폼알데하이드 기준은 국가기술표준원의 '안전기준 부속서1 가정용 섬유제품 공고(국가기술표준원 공고 제2021-0228호)'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속적으로 피부에 직접 접촉하는 '내의류'와 피부에 직접 접촉하는 '중의류', 피부에 간접 접촉하는 '외의류'를 포함해 잠을 자는 데 이용하는 '침구류' 등은 폼알데하이드뿐 아니라 아릴아민 등 각종 유해물질에 대한 안전요건을 세부적으로 규제합니다.

가정용 섬유제품의 세부분류 / 출처 = 국가기술표준원

그러나 성인용 섬유제품 중 직접 착용하지 않는 제품인 '기타 제품류'에 대해서는 유해물질 안전요건 적용 대상 제품으로 보지 않고 있습니다. 기타 제품류에는 문제의 서머 캐리백이 해당되는 가방을 비롯해 쿠션류와 방석류, 모기장, 커튼, 수의, 덮개 등이 있습니다.

기술표준원 관계자는 기타 제품류에 유해물질 안전요건을 적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의류처럼 항상 몸에 부착하는 것이 아니라서 유해물질 기준이 없는 것"이라며 "미국이나 유럽도 우리나라와 같은 이유로 기준이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소비자들 사이에는 "가방 안에 들어가 놀았던 아이들에게 죄 지은 마음"이라는 반응이 나옵니다. 최근 여름 휴가 때 서머 캐리백을 이용한 A 씨는 "다행히 애들 옷은 안 넣었지만, 어른 옷도 가방에 담았는데 결국 발암물질 범벅이 된 셈 아니냐"고 분개했습니다.

이어 "새로 장만한 가방이니 호기심 왕성한 아이들은 들어가 뒹굴기도 했다"면서 "의류나 침구류 기준치를 훌쩍 넘은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니 너무 화가 난다"고 호소했습니다. 그러면서 "손잡이는 피부에 직접 닿을텐데, 안전기준을 굳이 적용하지 않을 이유가 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국가기술표준원 유해물질 안전요건에서는 폼알데하이드의 경우 내의류와 중의류는 75mg/kg 이하, 외의류 및 침구류는 300mg/kg 이하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유해물질 안전요건 / 출처 = 국가기술표준원

스타벅스 코리아는 폼알데하이드 검출 시험 결과 서머 캐리백의 개봉 전 제품 외피에서 284mg/kg~585mg/kg(평균 459mg/kg), 내피에서 29.8mg/kg~724mg/kg(평균 244mg/kg) 정도의 폼알데하이드 수치가 검출됐다고 밝혔습니다.

개봉 후 2개월이 지난 제품에서는 외피에서 106mg/kg~559mg/kg(평균 271mg/kg), 내피는 미검출~23.3mg/kg(평균 22mg/kg) 정도의 수치가 각각 검출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신동규 기자 easternk@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