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바닥을 다지고 반등하는 모습이다. 상반기 삼성전자를 팔아 치우던 외국인이 이달 들어 순매수로 전환하자 삼성전자 주가 바닥론에 힘이 실리는 것이다.
◆ 삼성전자, 외국인 매수세에 9거래일째 6만원대 유지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0.16% 오른 6만1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5일 4% 넘게 급등하며 6만원 고지를 밟은 후 9거래일 6만원대를 유지 중이다.
특히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하면서 삼성전자의 주가를 떠받치고 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12거래일에 걸쳐 삼성전자를 순매수했는데, 7월 한 달 동안 순매수액 규모는 61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인 셈이다. 순매수 2위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4345억원)과도 약 1000억원 정도 차이가 난다.
작년 말 8만원선을 넘으며 '10만 전자' 기대감에 부풀던 삼성전자의 주가는 올해 들어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 3월24일 6만9800원에 거래를 마쳐 7만원선이 깨진 후 지난달 17일에는 6만원선 마저 무너지며 패닉장이 펼쳐졌다. 올해 최저가와 최고가를 비교하면 상반기에만 주가가 29.1% 빠졌다. 연일 신저가를 갈아치우며 지난 4일 장중 5만570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주가는 역사적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저점인 주가순자산비율(PBR) 1.1배까지 하락한 이후 반등을 시도하며 6만원선에 머물고 있다.
◆ 증권가 투자 견해 엇갈려…"사도 된다" VS "관망해야"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관련해 엇갈린 견해를 내놓고 있다. 삼성전자의 주가가 바닥 확인이 이뤄졌다는 의견은 공통적이지만 매수 타이밍과 관련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먼저 520억달러(약 68조원) 규모의 미국 반도체 지원법 수혜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연말로 갈수록 주가가 상승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되면 삼성전자는 다양한 인센티브 제공에 의한 생산기지 현지화로 고객기반 확대에 따른 중장기 수혜가 예상된다"며 "하반기에 분기 평균 10% 수준의 D램, 낸드 가격 하락 전망에 따른 실적둔화에도 불구, 주가는 연말로 갈수록 저점이 점차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돼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리더라도 이익으로 연결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내년 이익 추정치 방향이 바뀌기 전에 삼성전자를 빨리 담을 필요가 없다는 조언도 있다. 아직은 관망할 때라는 설명이다.
김수연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린 후 이익이 증가할 때 외국인 수급이 붙으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코스피 내 삼성전자 이익 비중이 25%를 넘어가는 구간에서는 포트폴리오에서 삼성전자부터 빠르게 채우면서 IT를 주도주로 하는 지수장이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삼성전자 예상 순이익 컨센서스(전망치 평균)는 43조원으로 코스피 예상 이익의 24%를 차지한다. 내년은 42조원으로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다. 연초 50조원에서 시작했던 삼성전자의 내년 순이익 예상치가 42조원까지 내려오면서 올해 대비 감익으로 전환됐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투자가 이익으로 회수되는 비율이 높은 기업이지만, 이번 반도체 지원법이 통과돼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리더라도 이익으로 연결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비중을 줄인 것은 반도체 이익에 대한 기대가 낮아졌기 때문으로, 내년 이익 컨센서스가 방향을 바꾸기 전까지 급하게 삼성전자를 포트폴리오에 채울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
[김현정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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