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등 주택 매매 가격과 전세가격이 오르면 혼인율과 출산율이 떨어진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연구결과가 나왔다. 그간 부동산 가격 급등이 결혼과 출산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추측은 많았지만 구체적 수치가 나온 건 처음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이 28일 발간한 월간 재정포럼 7월호를 보면, 조세연의 강동익·송경호 부연구위원은 '주택가격변동이 혼인율과 출산율에 미치는 영향과 정책적 함의' 보고서에서 이 같은 실증 결과를 내놨다. 연구는 타 지역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근로자에 대한 설문조사에 기반한 미시 분석 방식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에 따르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주택가격이 100% 상승한 경우, 출산 인원은 이 기간 0.1~0.3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을 소유하지 않은 무주택자는 출산이 0.15~0.45명 감소했다.
혼인도 마찬가지다. 연구 결과, 2013~2019년 주택가격이 100% 상승했을 때 무주택 공공기관 근로자들은 혼인 확률이 4~5.7%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혼인의 경우 주택이 없거나 보유할 예정인 사람들은 주택 가격이 혼인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며 "공공기관 이전 자체가 원인이 돼 혼인이 감소할 확률도 2~13%로 나타났으나 출산율에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결론내렸다.
연구진은 이와 관련 "지방균형발전을 통한 수도권 인구의 지방분산으로 가구 주거비용을 낮추는 정책이 출산율 제고에 상당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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