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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그리스 유니폼 입는 괴인, 이번에는 해피 엔딩?
입력 2022-07-27 10:02 
그리스 ‘괴인’ 아데토쿤보가 9월 열리는 2022 FIBA 유로바스켓에 출전한다. 사진=FIBA 제공
‘괴인 야니스 아데토쿤보(28)가 3년 만에 그리스 유니폼을 입는다.
그리스농구협회는 최근 2023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유럽 예선, 2022 FIBA 유로바스켓에 출전할 예비 23인 명단을 발표했다. 이 명단에는 아데토쿤보가 포함되어 있다.
아데토쿤보는 세계 최고의 선수로서 2018-19, 2019-20 NBA 백투백 MVP에 선정됐으며 2020-21시즌에는 생애 첫 NBA 챔피언과 파이널 MVP까지 품에 안았다.
그러나 아데토쿤보와 국가대표는 그동안 엇갈린 운명과 같았다. 2014 FIBA 스페인농구월드컵은 물론 2015 FIBA 유로바스켓, 2016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에 출전했지만 조기 탈락 및 올림픽 출전 실패라는 성적표만 받아와야 했다. 이후 2017 FIBA 유로바스켓을 앞둔 시점에선 무릎 부상으로 불참하기도 했다.
세계 최고 선수로 올라선 2019 FIBA 중국농구월드컵은 아데토쿤보의 무대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월드컵 전 평가전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간신히 2라운드에 진출한 후 다자간 득실차 늪에 빠져 체코에 8강 진출권을 빼앗겼다. 아데토쿤보는 5반칙 퇴장까지 당하며 자존심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세계 최고라는 명성에 비해 국가대표 성적은 초라한 아데토쿤보다. A매치 때에는 노출되지 않았던 치명적인 약점이 많았다. 당시만 하더라도 3점슛이 약점이었던 그였고 NBA와는 전혀 다른 규정에 발목이 잡혔다. 또 에이스라면 팀을 승리로 이끌어야 하는데 개인 기록과는 별개로 팀 성적이 좋지 못했다는 건 큰 책임이 있다.
최근에 열린 2020 도쿄올림픽에는 출전조차 하지 못했다. 2020-21 NBA 파이널을 앞두고 있었던 상황에 최종예선이 열렸고 아데토쿤보는 불참했다. 결국 그리스는 체코에 패하며 3연속 올림픽 좌절이라는 결과를 냈다.
이미 NBA 최고의 선수인 아데토쿤보. 그러나 그의 국제대회 성적은 그리 좋지 않다. 이번에야말로 증명할 차례다. 사진=FIBA 제공
계속된 국가대표로서의 좌절이 아데토쿤보의 자존심을 건든 것일까. 그는 1년 전 자신의 SNS를 통해 기다릴 수 없다”는 글을 게시했다. 유로바스켓 개최가 1년 남았다는 글을 공유하며 말이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된 유로바스켓에 갈증을 드러냈다. 또 자신이 FIBA 무대에서도 최고임을 증명하려는 의지가 담긴 짧은 글이었다. 그리고 1년의 시간이 흘렀다.
큰 문제만 없다면 아데토쿤보가 23인 경쟁을 뚫고 최종 12인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그리스는 분명 강한 팀이지만 2000년대 미국을 위협했던 그들이 아니다. 2010년대에 뚜렷한 성과를 낸 대회가 없고 매번 입상에 실패했다. 실제로 2019년에는 닉 칼라테스, 코스타스 슬로카스가 있었음에도 ‘아데토쿤보 원맨팀으로 평가됐고 실제로 그가 예상외로 활약하지 못하자 그리스 역시 무너졌다. 그만큼 아데토쿤보가 그리스 내에서 가지고 있는 존재감은 너무도 크다.
그렇다고 해서 그리스가 이번 유로바스켓의 강력한 우승 후보라고 속단하기는 힘들다. 2017년 이후 5년 만에 열리는 이 대회에는 NBA에서 뛰고 있는 유럽 선수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스페인과 프랑스, 리투아니아, 세르비아, 터키, 슬로베니아 등은 아데토쿤보가 합류한 그리스와 비교해도 전혀 밀리지 않는다.
아데토쿤보는 NBA에 이어 유로바스켓에서도 본인이 최고라는 것을 증명할 수 있을까. 2개월도 채 남지 않은 이 대회는 그에게 있어 또 하나의 시험대가 됐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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