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이준석 키즈들, 尹 '내부총질' 문자에 "지도자의 그릇…"
입력 2022-07-27 08:46  | 수정 2022-07-27 08:49
지난해 12월 3일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오른쪽)와 이준석 대표가 울산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 후 서로 포옹하며 활짝 웃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대통령 성공 위한 쓴소리, ‘총질’ 단순화”
이준석, 尹 메시지에 다른 언급 없어
“울릉도서 해야 할 일 많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라고 언급한 문자 메시지가 노출되며 파장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른바 ‘이준석 키즈로 불리는 청년 정치인들이 윤 대통령을 믿었다.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며 성토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이 대표가 추진한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 배틀 프로그램 ‘나는 국대다 출신 대변인들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착잡한 심경을 표현했습니다.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윤 대통령을 믿었다. 세대를 통합하고 세대교체의 교두보가 되어줄 시대의 리더라고 믿었다”며 제가 대통령의 인사 관련 발언을 비판하고 윤리위가 이준석 대표의 중징계를 확정하는 순간까지도 저는 윤석열 대통령을 믿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그런데 지금은 잘 모르겠다. 이 대표의 투쟁, 그 과정에 많은 부침이 있었던 게 사실이나 그것이 ‘내부 총질이라는 단순한 말로 퉁칠 수 있는 것인가”라며 대통령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변화를 바라는 청년들의 염원이 담긴 쓴소리, 그로 인한 성장통을 어찌 내부 총질이라 단순화할 수 있는가”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문제의식을 갖고 정치권에 머물렀던 지난 1년의 시간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며 ‘허무하게 죽지 말라는 무수한 만류에도 저는 할 말을 해야겠다. 이 또한, 당정을 해치는 내부 총질이며 대변인으로서 부적절한 처사라 여기신다면 저 역시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이제, 조금 지친다”고 했습니다.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도 지도자의 정직, 지도자의 의리, 지도자의 처신, 지도자의 그릇”이라는 짤막한 글로 심정을 전했습니다.

임승호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1년 전 새로운 동지들과 함께 희망을 쌓아가던 순간들이 사무치게 그립다”며 1년간의 고되지만 행복했던 추억들이 허무하게 흩어진다. 마음 한구석이 아려오는, 섧은 어둠으로 가득한 밤”이라고 적었습니다.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 398회 임시회 6차 본회의 대정부 질문도중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문자대화를 하고 있다.
/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앞서 지난 26일 이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편한 감정이 드러났습니다.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가 이날 대정부질문이 열린 국회 본회의장에 앉아 윤 대통령과 텔레그램 메시지를 주고받는 모습이 국회사진기자단 소속 기자에게 포착된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으로 표시된 발신자는 우리 당도 잘하네요. 계속 이렇게 해야”, 내부 총질이나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습니다”라고 보냈습니다. 이에 권 대행은 대통령님의 뜻을 잘 받들어 당정이 하나 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라고 답했고, 윤 대통령은 엄지손가락을 치켜든 이모티콘으로 화답했습니다.

다만 윤 대통령은 이 대표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 결정 이후 안타깝다”며 당무에 대해 어떤 언급을 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당 내홍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힌 만큼 윤 대통령의 원칙에도 의구심이 커지게 된 상황입니다. 또한 성 비위 증거인멸 의혹 관련 당 윤리위의 결정에 윤심(尹心)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대표는 해당 보도와 관련해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26일 오후 6시 38분 페이스북을 통해 울릉도에서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울릉도에 풍부한 용출수를 먹는 샘물로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제를 철폐해야 한다”는 글을 남겼습니다.

[김지영 디지털뉴스부 기자 jzero@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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