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폐, 장애가 아니라 특징입니다"…디자이너, 칼럼니스트로도 활동
입력 2022-07-26 19:02  | 수정 2022-07-26 19:51
【 앵커멘트 】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안고 있는 변호사.
인기 드라마에 등장한 소재죠.
그런데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가 있더라도 디자이너, 칼럼니스트 같은 직업을 가지고 활동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자폐인들이 평범하고 정상적인 생활인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인지, 김태림, 이혁재 기자가 우리 사회의 자폐인 이야기를 담아봤습니다.


【 기자 】
한쪽 벽면에 놓인 엽서들에 12송이의 탄생화 그림이 담겨 있습니다.

12명의 자폐인 디자이너가 각각 그린 그림입니다.

자폐인 디자이너들이 일하는 이 디자인 회사의 직원은 모두 20명.


이 가운데 13명이 자폐인 디자이너입니다.

텀블러와 수첩, 장바구니에 사용된 북극곰 그림부터

▶ 인터뷰 : 유나모 / 디자이너
- "(제품으로 만들어진 걸 보면) 기분이 좋고 즐거웠습니다. 행복하고 성공했다 그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형상화한 우주, 동물 그림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김승태 / 디자이너
- "제가 본 것들하고, 색채로 (아이디어) 생각을 많이 합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감명받아서 그 모습을 그리고…"

흔히 자폐증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자폐는 질병이 아닙니다.

올바른 명칭은 자폐스펙트럼 장애.

자폐인들은 다른 사람과 다를 뿐, 저마다 재능을 가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소현 / 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
- "자폐인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라는 건 굉장히 많거든요. (그림에는) 이들만의 관점으로 세상을 표현해내는 그런 아주 독특한 매력이 있어요. 사회 안에서 여러 사람 중에 한 사람으로 그냥 사회생활을 할 수 있게 자리를 내주는 거…"

▶ 스탠딩 : 김태림 / 기자
- "누구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을 수도 있지만, 자폐인들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쉽게 보장받는 건 아닙니다."

▶ 스탠딩 : 이혁재 / 기자
- "누군가 능력을 알아봐주지 않으면 취업 기회를 얻기도 어렵고, 한 번 취업에 성공했더라도 금세 일자리를 잃기도 합니다."

장애인 인권에 대한 글을 기고하는 칼럼니스트 장지용 씨.

능력을 인정받아 중소기업에 채용돼 사무 보조 업무를 하기도 한 장 씨는 최근 다른 일자리를 구하고 있습니다.

의사소통 능력만 향상되면 자폐인도 여러 구직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이야기 합니다.

▶ 인터뷰 : 장지용 / 칼럼니스트
- "자폐인 당사자는 일단 두려워하지 말고 (취업을 위해) 이제 한 걸음 더 먼저 내리는 시도를 하셔야…. 의사소통 연습하고 직무 기술 같은 거는 나중에 직무 연수 (통해서)…."

자폐스펙트럼 장애가 있으면 의사소통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직무 능력 교육과 더불어 사회 적응 교육이 필요합니다.

문제는 사회 적응 훈련을 체계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겁니다.

학교를 다니며 연계된 기관에 취업해 적응 기회를 갖는 것이 중요한데 예산 등의 문제로 이런 기회를 갖는 학생은 많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최보미 / 송민학교(특수학교) 교사
- "전공과의 티오(TO)가 적기도 하고요. 예산이 조금 더 충족이 된다면 학생들이 원하는 교육을 저희도 제공할 수 있다고…."

▶ 인터뷰 : 문이현 / 송민학교(특수학교) 고등학교 3학년
- "(학교에서) 바리스타 시간에 커피도 만들고 마셨어요. (졸업하면) 전공과에 가서 공부하고 싶어요."

많은 자폐인들이 비자폐인과 어울려 일할 수 있도록 체계적 사회 적응 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MBN 뉴스 김태림, 이혁잽니다.

영상취재: 김영진·김현석 기자, 이준우 VJ
영상편집: 이주호·김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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