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경고 문구·주요 성분 함유량 등 기본적 정보도 기재 안돼 있어
불법 담배엔 인체에 유해한 성분 들어있을 수 있어 특히 위험
불법 담배엔 인체에 유해한 성분 들어있을 수 있어 특히 위험
국내에서 공장을 차리고 짝퉁 중국 담배를 만들던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이들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짝퉁 담배를 저렴한 가격에 팔아 약 19억원의 부당한 이득을 챙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5일 경남경찰청 광역수사대(국제범죄수사계)는 담배사업법과 상표법을 위반한 혐의로 담배 제조 조직원 21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들은 불법 체류자들을 고용해 경북 구미의 낙동강 인근 공장에서 중국 담배를 불법으로 제조했습니다. 이들은 2020년 11월부터 지난 3월까지 약 1년 3개월동안 공장을 운영했으며, 경찰에 따르면 공장 내부에서는 담배 제조 기기 6대가 발견됐습니다.
일당은 기존에 유통되고 있던 중국 담배와 비슷한 모양의 가짜 담배를 28만8000보루 생산했는데, 이들이 만든 가짜 담배는 건강 경고 문구와 주요 성분 함유량 등 기본적인 정보조차 기재되어 있지 않아 매우 허술하고 조잡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은 이 가짜 담배를 SNS에 올려 전국에 유통하고 직접 판매에 나서기도 했는데, 1갑에 1만원인 진품 담배와 달리 1보루에 1만원을 받아 아주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처럼 저렴한 가격에 많은 이들은 담배가 진품이 아님을 알면서도 구매를 지속했고, 그 결과 일당은 무려 18억72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벌어들였습니다.
경찰에 적발된 불법 담배 제조 공장/사진=경남경찰청 제공
그러나 불법 제작한 담배로 부당한 금전적 이득을 챙기는 것은 결코 오래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국정원과 공조를 한 끝에 무허가 담배를 제조하는 공장이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고, 이후 전담 수사팀을 꾸려 정식으로 해당 일당을 입건하기 전, 사전 조사에 나섰습니다.
경찰은 공장 일대에 잠복해 범행에 이용된 차량들을 특정했고, 담배가 제작됐음을 확증할 수 있는 증거 자료들 역시 확보했습니다. 이후 공장을 압수수색한 경찰은 공장 운영자와 불법 체류자 등 9명을 검거했고, 장부와 배송 일지, 가짜 담배 118 박스 등을 증거물로 압수 조치했습니다.
이외에도 경찰은 범행을 하는 과정에서 사용된 계좌 내역과 통화 내역을 전수 조사해 총책과 공장 관리자, 판매책, 담뱃값 제조원 등 현장에 없던 나머지 일당까지 모두 잡아들이는데 성공했습니다. 현재 총책과 공장 운영자, 공장 관리자 세 명은 구속된 상태이며, 나머지 일당은 조사를 받는 중입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해당 일당으로부터 가짜 담배를 유통받고 판매한 것으로 확인된 판매점들에 대해서는 경남도청 등 관계기관과 협업을 통해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불법 제조 담배에는 인체에 유해한 성분이 함유될 수 있기 때문에 불법 제조 및 판매 현장을 목격한 경우 적극적으로 신고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앞서 2017년에도 짝퉁 담배를 밀수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힌 사례가 있었는데, 당시 압수된 담배에서는 니코틴 등 유해물질이 정품 담배보다 최대 65% 많이 들어있었습니다. 이처럼 제대로 된 제조 과정을 거치지 않고 많은 양을 만들어내는 데만 초점을 맞추는 가짜 담배들은 특히 건강에 해롭기에, 시민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권지율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wldbf9927@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