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파 배우들이 뭉친 묵직한 재난 영화 ‘비상선언이 올여름 스크린에 출사표를 던졌다.
25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비상선언 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한재림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이 참석했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항공 테러로 무조건적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와 재난에 맞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2만 8000피트 상공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항공 재난과 맞서는 이들의 고군분투의 절실함과 간절함을 그려냈다.
제74회 칸 영화제 비경쟁 부문 공식 초청작으로, ‘관상(2013) ‘더 킹(2017)의 한재림 감독의 스크린 복귀작이다.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 등 해외에서도 활약을 펼쳐온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과 김남길 임시완 김소진 박해준 등 연기파 배우들이 의기투합했다.
한재림 감독은 이 기획을 제안받았을 때가 10년 전이었고, 글을 쓰고 캐스팅을 시작할 때는 이 재난(코로나)이 오지 않을 시기다. 일부러 눈에 보이지 않는 테러로 설정했다. 자극적인 장면들로 재난을 소비하지 않으면서도,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해 큰 곳까지 퍼져나가는 재난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특정한 재난이 아닌, 재난 그 자체의 속성을 들여다보면 우리 영화 속 함의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재림 감독 사진|유용석 기자
송강호는 처음 시나리오 받았을 때 우리가 봐왔던 평범한 재난영화나 장르물로 이해했다. 작업을 해나가면서 한재림 감독께서 이 재난을 통해 무엇을,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어른스럽게 다가간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어떤 기교나 말초적인 표현을 통해 자극적으로 전달하기보다 묵직하게 다루더라. 우리가 알고 있지만 평소에 잘 느끼지 못했던 사회 공동체 이야기, 가족과 이웃에 대한 생각을 담담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와닿았다”고 설명했다.
한재림 감독은 테러리스트 역의 임시완에 대해 이 캐스팅에 영감이 된 건 미국 라스베이거스 총기 사건이었다. 테러범의 기사들을 찾아보니 정말 평범했고, 집안도 어렵지 않았고, 심지어 친형은 동생이 총기에 관심이 있는지조차 몰랐다고 하더라. 전혀 그런 일을 벌이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 이 이야기의 시작점이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임시완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 중 하나가 악역이든 선역이든 행동의 당위성을 찾았다. 그런데 이번 작품 같은 경우는 어떠한 당위성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았다. 당위성 자체가 없었던 역할이었다”며 오히려 그런 당위성이 없었기 때문에 이 역할을 표현하는데 자유로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 그런 걱정보단 기대감이 큰 상태로 접근했다”고 이야기했다.
이병헌은 실제 공황장애 경험이 비행기 공포증이 있는 승객을 연기하는 것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실제로 20대 중반 처음으로 비행기에서 공황장애를 겪어본 상황이었다. 공황장애의 느낌과 증상들을 이후로도 여러 번 경험했다. 그런 부분이 어느 정도 표현됐으면 했다”며 영화에서 주된 이슈가 아니라, 그런 상황들만 관객들에게 느껴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공황장애를 느끼는 호흡들이 있다. 불안한 눈빛, 가지고 다니는 약들이 낯설지 않아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임시완 사진|유용석 기자
국토부 장관을 연기한 전도연은 ‘밀양 이후 재회한 송강호에 대한 애정을 표현했다. 전도연은 ‘밀양 후 송강호를 사석에서 몇 번 보기는 했는데 작품적으로 같이 하고 싶은 갈증이 있었다. 이번 작품을 하면서 많은 신, 연기를 호흡하지는 않았지만 한 작품 안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했다”고 말했다.
부기장 역의 김남길은 저뿐만 아니라 기장님으로 나오신 분들과 같이 훈련했고, 자문해주신 기장님 중에서 영화 ‘허드슨 강의 기적이 자기가 봤던 연기 중에 가장 기장 같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다큐는 아니지만 진짜 같이 해보고 싶었다. 랜딩 시뮬레이션부터 비행기 조종 버튼이나 시스템을 익숙하게 하는 연습을 했다. 비행기 오락이 있는데 똑같이 조종석을 사서 이륙하고 랜딩하는 걸 연습 삼아 핑계로 놀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한재림 감독은 칸에 다녀온 게 딱 1년 만이더라. 저희는 코로나19 때문에 7월에 열렸었다. 그때 생각이 많이 나더라. 개인적으로 선배님들과 앉아서 초조하게 시사회도 기다리고 작품 이야기하던 그때가 생각났다. 시간이 참 빨리 지났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칸 영화제 프리미어 상영 당시와 편집본의 차이에 대해서는 어떤 신이 들어가지 않았다. 관객에게 조금 더 긴박감을 느낄 수 있게 짧은 호흡이나 리듬감을 강조했다. 음악이 많이 바뀌었다. 그 당시에는 후반 작업 시간이 부족해서 음악을 흡족하게 완성하지 못했다. 그런 시간을 투여했다. 사운드나 시각, CG 작업에 시간을 쏟았다”고 덧붙여 기대감을 높였다.
‘비상선언은 8월 3일 개봉한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